엄마의 자격
쉽지 않은 한 주였다.
미운 5살의 미운 짓이 절정을 찍는 것 같았다. 나는 해결법도 모른 채로 끌려다니다가 순간순간 괴물이 되어버리는 최악의 엄마였다.
내가 폭력을 휘둘러서 생긴 결과는 아니지만, 어쨌든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가 딸은 체육복과 입가에 피를 묻힌 상태로 등원한 날도 있다. 엄마의 자격에 강한 의심마저 생겼다.
스스로 감정조절능력이 좋다고 자부했으나 이제 보니 그건 사소한 사고일 경우 뿐이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속이 뒤집히는 것이 어디 한두번일까...
딸아이의 자아가 강해질수록 나는 그걸 통제해야 한다는 압박에 점점 더 서로 지쳐갔다. 사소한 일에 뻑하면 삐지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여우같은 큰아이를... 곰탱이 애미는 참 컨트롤하기 힘들다.
애초에 존중과 통제의 균형점을 찾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이다.
전쟁의 정점이었던 그 유혈사태 이후 3일동안 묘하게도 평화가 찾아왔다. 주말을 이렇게 웃으며 보낸게 얼마만인가 싶을 정도다. 서로 미안한 감정 때문인지, 상대의 감정을 살피며 맞춰준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3일간의 평화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ㅜㅜ 이렇게 일기까지 쓰고있다.
오늘은 잠 자리에 누워 딸과 사랑을 속삭이다가 말했다.
나 : 주니는 엄마가 왜 좋아?
딸 : 엄마는 나한테 뭐든지 잘해주니까.
나 : 엄마가 뭘 그리 잘해줬지?
딸 : 목욕도 시켜주고.. 유치원도 데려다주고..
밥도 해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티비도 틀어주고... 재워주고...
나 : 엄마가 주니 혼내고 맴매하고 그랬는데도?
딸 : 응...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몇 주 전까지는 이 대화를 둘이 대사를 바꿔서 했다.
딸을 혼냈던 날은 꼭 자기 전마다 자길 사랑하냐고 내게 확인하곤 했고, 난 니가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한게 싫었던거지 니가 싫은게 아니라고, 엄만 그래도 그래도 널 사랑한다고 꼭 안아줬다.
그리고 꼭 해주고싶은 이야기가 담긴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라는 책도 사서 읽어줬다.
그리고 그 말을, 오늘은 내가 듣고 위안을 얻는다.
그래도 너는 내 딸,
그래도 나는 니 엄마.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