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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오늘 해야할일, 하지 말아야할일, 그리고 감사했던 일

최근 몸과 마음이 매우 바빠서, 그리고 나는 피곤해서 늦게 일어나는데 아이가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에 생각하고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스트레칭은 매일 했지만, 그리고 나서 나만의 생각 공간인 창가의 식탁에 앉자마자 아이가 엄마!하고 소리쳐 부르곤 했다. 그리고 더 솔직해지자면, 눈은 더 일찍 떠서 더 일찍 스트레칭 및 일련의 루틴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눈 뜨자마자 가을옷을 사고싶어서 쇼핑앱과 유튜브 쇼핑하울을 30분씩 보고 있었던 내 탓이 더 크긴하다.

그래, 매번 일때문에 피곤하다고, 아이가 이렇고 저래서 그렇다고 핑계대지 말아야지, 결국 내탓이었는데 ㅎㅎ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없어지자 하루 종일의 시간도 정신이 없고 방향을 잃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 유튜브의 신기한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영상 중 한 두개 정도가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는가라는 주제였다.

두가지 영상을 합쳐서 내가 결론 내린 것은,

우리는 우리를 ‘distract’되게 하는 요인들이 매우 많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으며, multi-tasking이라는 것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집중력 스팬을 짧게 가져가면서 하나의 토픽에서 다른 하나로 빠른 전환이 일어나고 있을 뿐이라고.

그러다보면 두뇌가 점점 더 길고 꾸준한 생각은 하지 않게 변하게 된다. 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핸드폰을 하지 말라는 것.

가만히 앉아서 오늘 하루에 대해 생각하고, 해야할것과 하지 말아야할것을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게 눈뜨자마자 한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는지에 대한 방법론이 될수 있다. 그 눈뜨자마자 한시간이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인 것이다.


이 내용이 내가 최근 경험한 것과 신기하게 잘 맞아떨어졌기에, 다시금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스트레칭을 해서 몸을 깨워주고, 명상/생각을 하고, 그 생각들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 루틴으로 빨리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너무 피곤하고 바쁜 오늘이지만 일어나서 글을 쓰고 있다..ㅎㅎ)


아침 시간은 머리가 가장 맑고 쌩쌩한(?) 시간이어서인지, 아침에 생각을 하게되면 괜히 더 긍정적인 방향의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저녁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하루 동안 겪었던 일들이 생생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서운하거나 부정적이거나, 저이가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아침의 경우 잠을 자면서 생생한 감정 같은 것은 조금 희석되고, 자면서도 나름 머리가 어느정도의 정리는 해둔 상태가 되니, 아침에는 모든걸 reset하고 그래, 다시 한번 힘차게 스타트! 같은 생각도 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의 스트레칭이나 운동도 중요하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되는 것이, 운동을 하면서 더 좋은 생각, 더 재미있는 글쓰기 소재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니 피도 더 잘 돌게되고, 신선한 피가 뇌로 공급되니 생각도 더 잘할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의학에는 눈꼽만큼의 지식도 없지만 한번 추측해보았다.  


또하나 중요한 것이 환경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손쉽게 시작할수 있게 해주는 환경. 예를 들면,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과정에서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고 너무 멀리 있다면, 운동을 하러 가야하는데 너무 멀다면, 글을 써야하는데 컴퓨터 부팅이 너무 느리다면, 매일 하겠다는 결심이 점점 더 흐려지게 된다. 그래서 스트레칭은 단순한 맨몸 스트레칭이 좋고, 매트가 바로 옆에 구비되어있다면 좋고, 운동하는 곳은 시설이 좋은 것보다 가까운 곳이 최고인 것이다. 글쓰는 것도 컴퓨터 보다는 아이패드로 바로 켜서 바로 글을 적어내려가는 환경을 만들어두니, 투자 대비 만족감이 매우 크다.


오늘 하루는 회사 이벤트로 인해 매우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내가 해야하는 역할도 있는데, 처음해보는 것이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해야할 것은, 이벤트 장소로 가면서 유튜브로 해당 분야의 리뷰를 들으며 생각 정리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이 이벤트 준비로 하지 못했던 다른 업무도 좀 챙길 필요가 있겠다.


하지말아야할것은, 아무래도 이 이벤트가 내가 리드한 것이 아니다보니 내 생각이 다 반영되지 못했고, 그로 인한 frustration 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이벤트 결과라던지, 과정이나 목적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같이 부정적으로 비난하지 말고 초연해지자. 현실적으로 어차피 모든 일을 다 내가 리드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늘 누군가에게 delegation 해야하며, 이번 업무를 리드하고자 했던 사람도 열심히 그만의 노력을 한 것일테다. 내가 기존에 배웠던 것들을 적용할 수 없어 아쉽지만, 그도 그만의 learning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보며..


어제 감사했던 것은, 내가 리드하는 회사의 마이너한 이니셔티브에 여러 분들이 많은 협조를 해주신 것. 미리 공지도 하지 못할 정도의 타이트한 스케쥴이었지만, 급한 요청에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이 업무를 메인으로 담당하기로 했던 팀원이 자가격리대상자가 되면서 대신 나와 함께 일해야 했던 두 분의 다른 팀원들께도 감사드린다. 다른 팀의 도움주신 분들께는 커피를 대접했는데, 우리 두분의 다른 팀원에게도 커피를 선물해야겠다.


또 감사했던 것은, 아이가 나 없이도 친구집에 놀러가서 재미있게 놀고 온것, 그리고 친구집에 가서 놀았고, 놀다가 빨간 보석이 모두 하고 싶었는데 한명만 갖게되어서 모두 울었다는 이야기를 잠들기 전에 해준것. 아이와 친구같은 부모가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아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안하게 할수 있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야기 했을 때 왜그랬어, 등등 질책이나 솔루션을 제시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들어주고 그랬구나~라고 받아들여줘야만 한다는데, 그런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어제 아이가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시작했을때, 나의 노력이 조금씩 친구같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감사했다.


오늘도 행복한, 정돈된, 차분한 하루를 보낼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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