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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뒀다.

2018년의 글_직장생활 10년차의 적극적 방황기를 시작하며

회사를 그만뒀다. 


브런치나 페이스북에서 흔히 볼수 있던, 퇴사 권하는 사회에 대한 글에 영향을 받아서는 아니었다. 워킹맘이 힘들어서 애나 보려고 한 것도 아니다. 사람이 싫었다거나, 업무 스트레스 때문도 아니었다. 여기에 퇴사 후 나의 생활에 대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도 누군가에게 퇴사를 권하기 위해서는 절대 아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1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lucky break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10년을 회사 다니면서 준비하면 되지 왜 굳이 회사를 그만두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회사 안에 있으니 계속 업무 생각만 하게 되고, 워킹맘으로서 저녁시간과 주말시간은 아이와 함께 해야 했기에 회사를 다니며 다른 분야에 대한 세미나나 클래스를 다니기도 어려웠다. 


한 인더스트리, 한 회사에서 10년을 일하니 그 안에 매몰된 나 자신을 발견했다. 안해봐도 아는 것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이렇게 해야지, 하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다르게 해봤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딱봐도 잘 안될것 같다며 내가 고사한 프로젝트를 다른 이가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 안에서 배워나가는 모습에 웬지 모를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20대에는 패기가 있고, 어디에서나 배울 점을 찾는 태도가 가장 큰, 혹은 유일한 장점이었다. 25세부터 35세까지 10년 동안 많은 경험과 노하우, 나만의 철학을 쌓을 수 있었지만, 그 경험과 노하우라는 것이 프로젝트의 실패가능성은 줄이고 성공가능성은 높게 만드는 쪽으로 작용하다보니 적은 가능성에 배팅하는 패기, 실패에 뛰어드는 무모함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실패가능성을 줄여나가다보면 보통의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퇴사를 계기로 초심으로 한번 돌아가보자.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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