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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밥 Jun 26. 2021

힘을 내요 슈퍼 파월~월~월~월

개 짖는 소리 말고 예쁜 말, 예쁜 마음

오 언니 작가님, 비폭력 대화 관련 공저 함께 써보시겠어요?

지난주, 블로그에 댓글이 달렸다. 나를 어떻게 알고 이런 제안을 주셨지? 아무튼 처음 받은 제안에 기분 그래프가 상승곡선을 타고 올라갔다.


제안을 주신 분의 블로그를 타고 들어갔더니 공저 기획, 책 쓰기 등을 기획하는 일을 하는 분이었다. 일단 제안을 받은 것에 기쁘고, 해도 되는 일인지를 훑어보는데 '비폭력대화'에 관해 책을 읽으며 함께 공부해서 공저를 내는 기획이었다. 거기에 주관자가 강의도 하는지 참여 비용이 10만 원이다.


자기 계발 성 비용으로 비싼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공저'는 함께 써서 출간하는 형태이고 자비출판도 있기 때문에 그런 명목일 수도 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제안을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주제에 대해 아는바도 없고, 같이 공부하면서 쓴다고 하지만 그쪽 분양에 내 깜냥이 안 될 거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믿을만한 분들이라고 여겨온 모임방에 소식을 알렸다.

"제 블로그를 보고 공저 제안받았습니다."

부럽다, 멋지다, 충분히 잘할 것 같은데 하지 그랬냐 등의 반응 댓글이 달렸지만 내 코가 석자고 '전문가'도 아니라서 거절했다고 응했다.



2년 전인가, 지역의 시민대학운영 프로그램 일환으로 아주대 정신과 조선미 교수님 강연이 마련되었었다. 아이들 어떻게 자라면 좋겠나라는 주제였는데 부모들은 하나같이 전문가가 되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어머니, 전문가요? 그거 되게 피곤한 거예요."라고 응수했다.


비교와 핑계가 될지 모르나 전문가가 아니어서 제안을 거절한 일이 스스로를 평가절하한 것 같아 내심 마음에 걸렸었다.

국어사전 국어사전

전문가 (專門家)

발음 듣기 명사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그래, 제안해준 분의 스터디를 하면서 연구하고 지식을 쌓으면 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폭력대화에 관해 책을 깊이 읽고 스터디도 하는 선생님이 제격이지 하며 혼자 생각했는데 다들 그분을 지목하는 분위기에 순간 나는 그림자가 된 것 같아 괜한 소식을 전한 것을 후회했다.



사실 공저 제안 소식을 모임방에 전했을 때는 어차피 내가 안 하기로 했지만 진짜 속마음은 축하인사까지 만 이었다. 단 몇 사람에게 받은 인사말까지 딱 좋았다. 다만 그 뒤에 따라온 말까지는 넣어 두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럴 땐 내 속이 밴댕이만도 못해 보여 속상하다. 별것 아닌 말을 별것인냥 흘려 듣지 못하는 내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주면 기분이 좋고,그렇지않으면 금세 풀이 죽는' 글벗님의 글에서 나를 만난다. 남들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노력해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가 보다.


자주 만나고 친한 사이였다면 위트 있는 한마디를 건네보기라도 했을까?

오히려 반격의 말을 들을까 겁이 나서 말음 삼켰을지 모른다.  나는 그 말을 끝내 뱉지 않으려고 했지만 멍할때, 모임방 알람에서 그가 멤버들과 나누는 대화체에서 불편했던 기억이 계속 재생된다.



그래도 잠시 행복했다. 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내 글만 보고 함께 하자고 제안해 준 첫 경험이었다. 물론 거절했지만 그분도 나의 생각을 존중해 주었고 우리가 계속 글을 쓴다면 어떻게든 인연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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