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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수 밀알샘 Dec 24. 2017

진짜 문제는 내가 껴안고 있는 내 안의 상처

자라면서 부모님에게 자주 거절당하고 관심받지 못한 경우엔 못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배우자로부터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배우자가 좀 무심하게 대하면 어렸을 때의 상처가 올라오면서 크게 싸울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 문제는 배우자가 아니고 내가 껴안고 있는 내 안의 상처 입니다. 
이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면서 싸움을 걸지 말고요, 자존심 내려놓고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내 부모가 그랬듯 당신도 나를 거절하고 떠날까봐 무섭다고요. 

아팠던 기억, 인정받으려는 욕망, 괜한 자존심이 결합하면 관계는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 혜민스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에서

제 안에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상처로 얼룩진 아이입니다. 예전에는 그 아이를 꽁꽁 숨겨놨고 저만 알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그 아이가 튀어 나오려고 할 때 못나오도록 더욱 강한 울타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라도 알아차리려고 할 때 거짓된 진흙으로 자아에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안에 있는 아이가 잘 나올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두 얼굴을 갖기 매우 좋은 환경이기에 굳이 나올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의 명제가 형성이 되었습니다. 

남을 속이는 것은 쉽다.

사회라는 환경은 철저한 자기 감정을 숨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를 철저히 아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 (* 사람이라고 표현하기 그렇지만 다른 표현이 생각이 나지 않네요^^;;)
하나님과 저!
또 하나의 명제가 생겼습니다. 

자신을 속이기는 어렵다.

문제는 결혼하면서 생겼습니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제 안에 있는 아이가 막 나오려고 합니다. 그것도 끊임없이! 
집에 혼자였을 때의 총각 시절에는 잘 나오지 않던 친구가 결혼을 한 뒤에는 매일 아내와 함께 하기에 간혹 부딪힐 때 마다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아이를 낳으면서 생겼습니다. 
가끔 나오던 안에 있는 아이가 자주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저 뿐만이 아닌 상대방도 마찬가지 였지요. 우리는 몸은 두명이었지만 안에 있는 아이까지 합하여 4명이 있던 것이었음을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 1월 오니들이 태어났습니다. 듣도 보지 못한 육아서를 조금씩 읽어갔고, 2014년 9월~ 2015년 2월까지 6개월동안 육아휴직을 하면서 육아서를 탐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내면아이의 존재를! 

출처 : https://goo.gl/roVmXS


푸름 아빠의 아이를 잘 키우는 <내면여행>을 통해 알게된 내면아이의 존재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때 부터 성찰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내면 깊이 들어가고 또 들어가니 강력한 울타리 안에 있는 내면아이가 느껴졌습니다. 
<내면 여행>에 나온 문구 하나하나가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부모에게 배려 깊은 사랑을 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은 당연히 부모를 '사랑한다'고 느낍니다. 그렇지만 배려 깊은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부모를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부모님을 사랑하나요,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이는 부모를 조건없이 사랑하는데 부모는 아이를 조건달아 사랑한다.
* 교육의 아버지인 페스탈로치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어머니에게 모성애를 주었고, 교육의 근본은 배려 깊은 사랑입니다."
* 아이가 야단을 맞고 '내 행동이 잘못되었구나.'라고 느끼도록 해야지, '엄마는 나를 싫어하나 봐'라고 느끼도록 해서는 안된다.
* 아이는 부모의 성장만큼 성장한다.

라이트 형제의 부모는 라이트 형제가 썰매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그것 참 괜찮은 생각이구나!"라고 격려하면서 "그럼 만들고 싶은 썰매의 설계도를 그려보면 어떨까?"라며 아이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해주었다고 합니다. 

칼 융은 타고난 모습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아이를 가리켜 '원더풀 아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원더풀 아이는 우리의 탐험에 대한 타고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거나 경이로움, 창조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인 비고츠기의 인지발달이론에는 '근접발달기'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근접발달기는 어른의 도움을 받으면서 학습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아이는 편안한 상태에서 지식을 갖춘 성인의 도움을 받으며 학습에 임할 때 가장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

무한계 인간은 내면에 억압된 감정이나 불안감이 없이 자유롭고 평온하게 살면서 최고의 성취를 이루어낸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다.
모든 아이는 동시에 여러 가지 정보를 처리하는 '무한계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부모가 아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 보느냐에 따라 아이는 부모의 한계에 갇힐 수도 있고, 부모의 한계를 뛰어넘어 크게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는 지식을 얻는 도구를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책만 펼치면, 인류의 위대한 선인들의 이야기와 지혜를 만날 수 있거든요. 

짐 트렐리즈의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에는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가 담겨 있습니다. 
"32개국 20만 명의 어린이를 평가한 국제교육평가협회(IEA)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 어린이의 읽기 성적이 가장 높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핀란드의 열 살짜리 아이가 가장 많이 보는 책은 만화책이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핀란드 아이들의 59퍼센트가 매일 만화책을 읽는다고 한다."

'학교 성적' 보다 중요한 것은 '배움의 즐거움' 입니다.

무엇보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제가 놓치고 있었던 강력한 문구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은 두사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편과 남편의 내면 아이, 아내와 아내의 내면 아이까지 네 사람이 하는 것이지요. 

레바논의 대표 작가 칼릴 지브란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부부는 신전의 돌기둥처럼 서로 마주 보아라. 그리고 그 가운데 하늘의 바람과 구름이 놀도록 하라."
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려면, 어느 한쪽에 기대려고 하지 말고, 신전의 돌기둥처럼 혼자 우뚝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독립된 존재로 함께 마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책장을 덮고 제 안에 있는 내적불행을 하나씩 적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것들이 계속 나옴을 알게 되었습니다. 막 적어 가니 과거에 숨기고 싶던 내면아이가 너무나 측은하게 느껴지면서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울었습니다. 한없이 울고 또 울었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고 무엇보다 숨지 않고 저와 꼭 안고 있는 제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제 삶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면 아이는 그러면서 서서히 치유가 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내면아이는 존재합니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은 제가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함께 평생 가야함을 알기에 매일매일 이렇게 새벽에 내면아이와 조우하는 미라클모닝은 정말 좋은 시간이라 여깁니다. 

오늘도 내면아이와 함께 화이팅을 외치면서 하이파이브해 봅니다. 
오늘도 잘 살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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