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모닝 185> 눈물이 없는 눈, 그리고 무지개

by 김진수 밀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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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세상을 사랑하기를 바란다.
소통이란 두 사람 사이에서 피어난 꽃이고, 사색이란 세상에 꽃을 피우는 일이다.,
당신이 세상에 수 많은 꽃을 피우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눈물과 땀을 비처럼 흘리지 않은 사람의 인생에는 절대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는 진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눈물이 없는 눈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 김종원 <사색이 자본이다> 중에서

오늘 꿈을 꾸면서 깨어났습니다. 좋지 않은 꿈이었기에 잠시 멍한 상태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누나가 나왔는데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잠에서 깨니 저도 함께 눈물이 났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데 문득 김종원 작가님의 글귀 하나가 생각이 났습니다.

눈물이 없는 눈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눈물.
눈물.
눈물.

저는 눈물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집안이 어려움을 거치면서 하염없이 거울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다 울고 절대 안울기로 마음먹고 37년을 살았습니다. 눈물이 메말랐던 저를 울린 것은 뜻밖의 사건이었습니다.

2016년 2월 2일.
그 어느때와 다름 없는 교실속 분위기. 저는 그속에서 아이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하면서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서 한 친구가 무언가를 손에 가리고 가져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주 작은 몽당연필이었습니다. 평소같으면 "와! 아주 짧구나! 멋진걸"이란 말로 아이에게 이야기하고 상황을 마쳤을 텐데 이때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재0아, 이거 진짜 짧게 잘 만들었구나. 어떻게 이것을 만들었어?"
"저기 저 친구가 하길래 따라해봤어요."
재0이는 평소에도 수업에 잘 동참을 못하는 친구였습니다. 그 순간 무언가가 스쳐지나갔습니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재0이는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해서 이것을 만들었다는 사실!
'원한다... 원한다... 원한다... 왜 이것을 그동안 몰랐을까!'
재0이는 스스로 원해서 그것을 만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그것을 강제로 하라고 시켰다면 과연 즐겁게 했을까요? 순간 교육이란 무엇일까를 곰곰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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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또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한 공책을 들고 오더니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선생님, 이 친구 선생님과 닮았죠?"
"그래? 선생님이 이 친구처럼 귀엽고 깜찍하다는 말이구나"
"무슨 소리에요. 이 친구 얼굴이 선생님처럼 네모 지게 생겼잖아요."
"하하하"
'의미... 연결.... 의미... 연결'
여러 키워드가 퍼즐 조각처럼 맞춰져 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그동안 너무 아이들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원하도록, 작은 의미를 연결만 해주면 스스로 할 텐데 저는 그동안 너무 돌고 돌고 돌았던 것입니다.
의미로 연결해서 하고 싶도록만 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아이들에게 제 사고를 넣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던 것을 알고 나니 부끄럽기도 하면서 아이들의 모습속에서 대단한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image_4846419871505765520853.jpg?type=w773 사진 출처 : https://goo.gl/wi8VBg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쉬는 시간에 그렇게 떠드는 소리로 가득찼던 교실이 의미있는 소리로 서로 얽혀 있었습니다. 저마다 친구들 모두 각자의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열심히 친구와 장난을 치고 읽고, 누군가는 만들기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의미들이 가득찬 교실속 풍경이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냥 눈물이 아닌 수도꼭지가 틀러진 것처럼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그런 저를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슬픈 일이 있으신가봐!'
속닥 속닥 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저는 그냥 그렇게 울고 또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나서 아이들 앞에 눈이 빨개진 상태로 서서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그동안 너희들을 잘못 가르친 것 같구나. 선생님이 잘 몰랐다. 너희들의 진짜 모습을 몰랐구나. 너희들은 다 이렇게 훌륭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데도 나는 틀에 박힌 눈으로만 너희들을 보아왔구나. 정말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2016년 1월 30일에 머리를 강타했던 독서에 대한 느낌이 2월 2일 교육으로 전이되었습니다. 그 주에는 교육하다가 계속 울고 또 울었습니다.
한주간 아이들과 보내고 겨울 방학 전과 후의 모습속에 선생님의 변화된 것이 있는지 한번 아이들에게 마음껏 써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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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저마다 느낀 것이 달랐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제가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때를 기점으로 확실히 변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때를 생각하면 정신적 제 1차 성장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때의 느낌이 없었다면 그전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재0이로 부터 온 몽당연필 한자루가 이렇게 나비효과가 되어 제 인생을 흔들어 놓을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요즘도 아이들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지냅니다. 아이들 세계는 어른이 잘 못보는 신비함이 존재합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아이들 앞에서 울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새벽가 글을 쓰다가 눈물이 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는 그냥 웁니다. 그 눈물이 세상과 소통하는데, 아닌 제 내면과 소통하는데 무기개를 선물해주거든요.
그 무지개를 더욱 눈물을 통해 바라봅니다.

눈물이 없는 눈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오늘도 뜨겁게 나를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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