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
나의 인생, 다시 말해 나의 성격, 습관, 심지어 나의 말버릇은 내가 읽기로 선택한 책들, 내가 만나기로 선택한 사람들, 내가 내 마음속에서 선택한 생각들의 총합이에요.
전쟁이 발발하기 전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 아빠는 어느 토요일 오후 교향악단의 연주를 들려준다면서 나를 헤트 본델 공원에 데려가셨어요. 연주회가 끝나자 교향악단의 악사들 뒤로 1백 개의 빨갛고, 푸르고, 노랗고, 초록색인 헬륨 풍선이 하늘로 떠올랐어요. 정말 장관이었지요.
나는 아빠의 팔을 끌어당기면서 물었어요.
"아빠, 어떤 색깔의 풍선이 가장 높이 올라갈 것 같아?"
아빠가 내게 말했어요.
"안네, 중요한 건 풍선의 색깔이 아니야. 정말 중요한 건 그 속에 든 내용물이란다."
- 안네 프랑크 / 앤디 앤드루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중에서
'나는 어떤 내용물을 가득 담고 있을까?'
안네 프랑크의 이야기 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해보게 됩니다. 자신의 인생은 각종 다양한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저의 과거를 충분히 돌아보게 했는데 덕분에 지속적인 과거 여행을 통해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두명의 '나'가 있었습니다.
남에게 보여지는 '나'
나에게 보여지는 '나'
두 '나'가 일치가 될 때는 삶의 균형이 잡혀있기에 성장의 느낌을 받곤 했고, 불일치 했을 경우에는 똑바로 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한걸음 뒤로 물러나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그래서 부단히 두 표적이 일치가 되기를 노력했고, 미라클 모닝을 만나면서 부터는 일치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매일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주로 책을 읽거나, 기록, 글쓰기 등을 통해,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최대한 상대방과의 쌍방 소통을 통해 배우고 익히며 삶에 적용하기를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 안의 내용물을 가치있는 것들로 채워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느낌이 들때 비소로 삶의 방향의 키를 잘 잡고 간다는 확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지난 시절에는 남에게 보여지는 '나'에 촛점을 맞춰 살아간 적이 있습니다. 이때의 시기를 저는 진흙으로 덮여진 시절이라고 부릅니다. 상대방에게 저의 본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철저히 진흙으로 덮은 것이지요. 이 진흙이란 소재는 조신영 작가님의 <성공하는 한국인의 7가지 습관>을 통해 가져왔습니다.
태국의 수도인 방콕의 야오와랏 거리에는 '왓 트라밋'이라는 조그마한 사찰이 있다.
이 곳에는 무게가 5.5톤에 달하는 3미터 높이의 거대한 황금 불상이 있는데 값어치만도 약 1억 9천 6백만 달러나 된다고 한다.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불상 앞에는 조그마한 유리 상자가 놓여 있고, 그 안에는 진흙 덩어리들이 보관되어 있다.
평범한 진흙 덩어리에 담긴 사연은 이 곳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곤 한다.
유리 상자에 적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
..........................................................
1957년, 방콕을 통과하는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사원의 위치를 옮겨야 했다.
사찰의 승려들은 진흙 불상을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기로 결정한다.
크레인을 동원해 거대한 진흙 불상을 들어 올리는 순간, 엄청난 무게 때문에 불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렸다.
주지 승려는 작업을 취소하고 커다란 비닐로 불상을 덮어 두었다.
그날 밤 주지 승려는 불상의 파손 부위를 점검하기 위해 비닐을 젖히고 플래시로 불상을 비추었다. 금이 간 곳을 비추자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주지는 그 반사광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아무래도 불상 내부에 무엇인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끌과 망치를 가져다가 진흙을 조심스럽게 걷어내기 시작했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새어 나오는 빛이 더 강렬해졌다.
오랜 작업 끝에 그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불상 앞에 마주 서게 된다.
역사가들의 증언에 의하면 수백 년 전 미얀마 군대가 태국(사이암 왕조)을 침략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사이암의 승려들은 나라가 위태로운 것을 깨닫고 자신들이 소중히 여기는 황금 불상에 진흙을 입히기 시작했다. 미얀마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구책이었던 것이다.
미얀마 군대는 사이암의 승려들을 모두 학살했고, 그 결과 황금 불상의 비밀은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가 1957년이 되어서야 우연히 세상에 밝혀지게 된 것이다.
- 조신영 <성공하는 한국인의 7가지 습관> 중에서
이를 읽으면서 저에게 정곡을 찌른 한 단어가 있다는 바로 이것입니다.
포장된 나
실체를 본 순간 진심으로 무서웠습니다.
'나는 진정으로 포장된 사람이었나?'
'이 포장을 벗겨내면 과연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삶이 포장으로 가득찼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몰려왔고, 8개월 간의 긴 극심한 감정의 침체의 터널을 지나 면서 포장된 나를 말끔히 씻게 되었습니다. 마음껏 자아를 풀어헤친 것입니다.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 들면서 더욱 내안에 좋은 것들을 가득 채웠습니다.
위에서 말한 '독서-기록-글쓰기-사색'의 반복은 결국 책쓰기로 전이가 되었고, 지금까지 저에게 있어서 좋은 에너지가 흐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안네의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을 품에 안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그 속에 든 내용물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