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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Jul 21. 2024

행동변화의 트리거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과속과 범칙금
레이더 속도감지기는 현재의 내 속도를 알려준다

학교 앞에서는 30km 속도 제한을 지켜야 한다. 만약 학교 앞 200m 앞에서 미리 서행 표지판을 발견한다면 현재 도로에서의 속도 제한인 80km를 유지할 것이다. 그 표지판은 그저 경고일 뿐 당장 속도를 낮추라는 강제적 명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30초 후 도착한 학교 앞 도로에서 시속 30km 이하를 유지하라는 표지판이 보이면 뭔가 움찔하게 된다. 80km에서 30km로 속도를 낮추면 마치 거북이가 된 기분이지만, 주의를 많이 필요로 한 곳이기 때문에 신호등 위 숫자로 차의 속도를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교차로를 통과한다. 요즘은 교차로에서 무인카메라로 위반사진을 찍기 때문에 “빼박”이다. 더욱이 학교 앞 신호위반, 속도위반은 범칙금과 벌점도 무겁기 때문에 고속도로보다 더 잘 지켜야 한다.


과속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그동안 여러 방법으로 시행되어 왔지만, 운전자는 경찰단속을 눈치보기 일쑤였다. 하지만 레이더 속도감지기가 도입되고 속도 제한 표시판 밑에 '현재 당신의 속도"를 측정해 보여준 후 제한속도 준수율이 30퍼센트에서 60퍼센트로 급증했고 속도 감지기를 지난 후에도 몇 킬로미터는 속도준수 효과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운전자의 심리를 잘 이용한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다.


결국..
피드백 시스템으로
안전운전을 한다


그럼 레이더 속도감지기는 어떻게 효과를 내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면 피드백 시스템이 어떻게 사람에게 행동변화를 유발하는지도 이해가 쉬워진다. 행동이론(behavior theory)에는 피드백 루프라는 개념이 있다. 레이더 감지기는 운전자의 행위(주행속도)를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다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반응을 이끌어 낸다. 즉 행위, 정보, 반응의 피드백 루프라 만들어지는데, 운전자의 반응이 측정되면 새로운 피드백 루프가 다시 시작되고 반복된다. 운전자는 단지 감지기를 쳐다봤을 뿐이지만 즉각적인 변화가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간 행동변화에 있어서 피드백 루프의 효용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피드백 루프는 우리의 행동에 깊이 관여한다


좀 더 구체족으로 피드백 루프는 증거(evidence), 적절성(relevance), 결과(consequence),  행동(behavior)의 네 단계가 연속해서 이어진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왜 레이더 속도감지기의 피드백 루프 활동이 그토록 큰 효과를 내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운전자는 실시간으로 자신의 속도에 대한 정보를 전광판을 통해 얻게 된다. 이것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증거"인 셈이다. 이 정보는 다시 제한속도와 함께 제시되어 운전자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자신이 법을 어기고 있는지 혹은 적절하게 준수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적절성 유무를 판단하게 된다. 이를 "적절성"단계라 한다. 만약, 과속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운전자는 과속 딱지나 교통사고 등의 "결과"를 우려할 것이다. 결국, 속도를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즉각적인 "행동"으로 옮긴다.


피드백은 과거 자신의 행동이 옳았는지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드백을 통해 주변 환경과 행동 간의 연결점을 더 잘 이해하고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피드백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환경을 트리거 메커니즘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리더십 레이더 감지기..
360도 피드백


만약, 자신의 운전속도를 레이더로 감지해 알려줘 안전운전을 유인하는 방식처럼, 리더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레이더 감지기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다면진단 방식인 "360도 피드백" 기법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360도란 조하리 이론의 4분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발견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조직에서 상사, 부하, 동료 그리고 본인까지.. 나와 관련 있는 상하좌우의 타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모습을 비교하여 Gap을 발견하기 위한 도구이다. 여기에 피드백 루프의 증거(evidence), 적절성(relevance), 결과(consequence),  행동(behavior)의 네 단계를 적용해 보면 변화를 디자인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성공적인 사람들은 그룹의 구성원 중 95% 이상이 자신이 그룹의 최상위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그들이 이룬 성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드백은 "우리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알려주는데 매우 유용하다. 우리가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 스스로 알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피드백 루프는 과속 운전자부터 회사생활, 심지어 아이까지 거의 모든 상황에 적용이 가능하다. 행동을 피드백 루프로 세분화 함으로써 변화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여기엔 패턴이 있다. 피드백 루프를 이해하고 바람직한 행동과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동시에 관찰하면 긍정적으로 변화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가장 좋은 행동을 촉발하도록 우리가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면 어떨까? 목표에 더 빨리 이르도록 가속도를 붙여줄 것이다.


요약하면, 환경은 우리에게 행동변화의 *트리거(trigger)로서 작용하며, 트리거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모든 자극이다. 우리는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트리거를 제어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트리거를 이용함으로써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다만 인간은 환경의 일부분을 통제하고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트리거(trigger) : '방아쇠'를 뜻하며, 변화를 촉박시키는 환경적 요인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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