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최 : 저질러야 운명이 바뀐다
누구나 생각은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공부, 인간관계, 일, 사업 등이 모두 마찬가지일 것 같다. 생각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주도성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주도성이란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반응으로 나타난다. 만약, 환경에 이끌리지 않고 환경을 통제하려는 사람이라면 실행력이 높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환경에 이끌려 가는 사람은 실행력이 낮게 된다.
나는 켈리최의 강한 실행력을 높이 인정한다. 그녀는 성장 환경이 매우 열악했고 소위 흙수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실패를 겪으며 파리에서 피워낸 성공은 사업가로서 추앙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환경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 깊은 영감을 받았기에 이번 기회에 실행영역의 롤모델로서의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켈리는 한국에서 친구와 동업하던 전시기획의 실패로 10억 원의 빚더미에 앉게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실패 경험은 인생의 변곡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업 실패 후 파리에서 커피 한잔 값이 없어 대화 내내 커피 값을 생각해야 했던 비참한 자신이었지만, 보란 듯 성공으로 증명해 냈다. 그 과정은 철저히 현장중심의 생각과 사업구상, 잠재의식을 깨우기 위한 자기 확언, 많은 공부 등이 특징이었는데, 마치 실패 뒤에 더 강해진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회사는 비즈니스 시작 7년 후 유럽에서 연매출 6,000억 원으로 성장한다. 대형마트에서 직접 초밥을 만들어 판매하는 "켈리델리" 이야기다. 나는 켈리의 이야기가 너무나 현실적이고, 비범한 사람 같지만 너무나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라서 특히 좋아한다.
최소 3번은 시도해 봐야 미련이 없지 않겠나?
사업 아이템을 초밥으로 정한 켈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초밥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2년간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초밥 관련 정보들을 철저히 분석한다. 특히, 사업파트너로 초밥 최고의 장인 야마모토 선생을 정하고 그와 동업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내게는 너무나 신선하고 배울 점이 크게 다가온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일인자에게 배워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지 기술이 아닌 그릿(GRIT)을...
켈리는 빈털터리에 가까워 야마모토 선생에게 보수를 주기도 어렵고, 함께 하자고 설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어느 날 손님으로서 초밥집을 방문하여 사업가로서 이런저런 제안을 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며 진심을 전한다.
하루에 손님이 몇 명쯤 오나요? 천 명쯤 되나요? 저는 이 맛있는 음식을 하루에 만 명, 10만 명이 먹어보게 하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이 당신의 음식을 먹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 초밥을 먹을 때마다 행복함을 느끼니깐요.
켈리의 제안에 그는 며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 번째 방문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사흘 후 부푼 기대를 안고 찾은 두 번째 방문에서 그는 대량생산 초밥으로는 세계 최고의 음식을 만들 수는 없다며 거절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시도 자체를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녀는 달랐다. 제안에 대한 거절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마트에서 파는 초밥이라고 꼭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초밥이 되지 말란 법 있있어?" "가장 맛있는 초밥은 그렇게 좁은 식당에서 만들어야만 나오는 거야?"
그럼에도 그녀는 깨끗하게 포기하려면 최소한 세 번은 시도해 봐야 미련이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 식당으로 찾아가 야마모토 선생 앞에 앉는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밥, 그거 나랑 만들어요. 나도 제일 맛있는 초밥 만들 거예요"
이내 무뚝뚝한 그도 피식 웃고는 장사가 마무리되면 찾아갈 테니 식당 앞 카페에서 기다리란다. 맘속으로 참 별종이라 여겼으리라. 하지만 대단한 사람을 파트너로 고용하기 위해 몸값이 만만치 않을 테니, 무일푼에 가까운 켈리는 걱정이 태산이었을 것이다. 돈이 없어 찾아가지도 말았을 일반일이지만, 일단 저지르고 보는 실행력이 대단하다. 그녀의 제안에 야마모토 선생은 무상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레시피까지 개발하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 후 정말로 야마모토 선생은 6개월간 켈리의 집으로 찾아와 9시부터 매일 생선 손질하는 법과 초밥의 초 만드는 법을 비롯해 많은 비법을 전수해 준다. 훗날, 그는 '그 정도 열정이라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생각을 전한다. 나는 그녀의 "열정의 무대포 근성"이 사업가로서 장점이라 여긴다.
켈리는 성장, 배움, 도전감이 높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라는 상황이 또 다른 배움의 리스소가 되어 더 크고 도전적인 목표를 위해 실행했다. 실패 후에 낙담만 했다면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성공을 향한 강렬한 열망! 그녀는 "시크릿(Secret)"을 60번씩이나 읽고 외우며 씹어먹었다고 전한다.
실패를 대하는 자세
위기나 실패에 직면했을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커다란 실패 후 파리에서 결정한 사업이 바로 초밥이었다. 초밥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출사표를 낸 것이다. 자칫 무모함으로 또 다른 실패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그녀가 세계 최고가 되겠노라 큰 결심을 세우고, 세계 최고에게 배울 생각으로 야마모토 선생을 스승으로 삼고자 노력하는 과정! 결국 끈질긴 구애를 통해 초밥 기술을 배운다.
누구는 단순하게 운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코 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업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야마모토의 마음을 움직였다. 가끔 자신도 확신이 없는 것을 다른 이에게 설득하려고 하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 경우인데, 설령 성공했다고 한들 이것이야 말로 운이 작용한 것이다. 당연히 재성공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직접 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
사업가는 “나이스”해 보이려고만 하거나 “아니면 말지 뭐“ 라며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스스로 관대함을 가져서는 좋을 것이 없다. 또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도 득 될 것이 없다. 크든 작든 하겠노라 결정이 섰다면 어느 정도의 계획하에 주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계획 세우기에 과한 장고를 한다면 그 또한 실행력을 갉아먹는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을 생각해 보자. 배우고 터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남녀노소 공통으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나는 롤모델이 있는지? 누가 롤모델인지? 그들을 따라 행동해 보는 것이다.
켈리에게 롤모델은 학습 전략 중 하나였다. 식음료 시장(F&B)에서 빠른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점포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모델링이 필요했다. 결국 세계적으로 점포를 관리하고 있는 맥도널드를 벤치마킹하기로 한다. 맥도널드에서 점포 확장에 최고 전문가는 누구일까? 궁리 끝에 한 명을 생각한다. 그리고 친구와 우연히 대화를 나누던 중 친구의 친구가 찾던 사람의 비서였다는 것을 발견하여 그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아 만났다. 우연치고는 참 대단한 인연이다. 현재 켈리델리는 유럽의 12개국에서 1,2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우연히 연구실을 배회하다 바닥에 떨어진 파리핀을 보고 기적처럼 TV 브라운관 재료인 초자의 불순물 제거 방법을 발견한다. 켈리 회장은 최고의 초밥 장인을 찾아 기술을 터득하여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모두 고도의 집념으로 만든 결과들이다. 이들은 생각을 실행해서 현실을 창조해 낸 사람들이다. 이들의 성공은 모두 선명한 스토리가 있다. 책을 읽으며 그들의 성공을 상상만 할 것인가? 아니면 책을 덮고 이젠 나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 것인가? 가치는 소중하지만 실체 없이 가치만 거론하는 것에는 공허함이 남는다. 마치 리더십 과목의 성적을 시험점수로 평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젠 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높은 실행력은 성공의 파워풀한 자원이라 믿는다.
저질러야 운명적인 행운도 찾아온다
실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