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과 리더십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우습게 아는 부도덕한 리더들!
이번엔 철근 70% 누락…LH 순살아파트 '끝판왕' 드러났다 / The ChoongAng(2023.9.25)
2023년 닭고기에나 쓸 법한 "순살아파트"라는 수식어가 건설업계를 비판하며 탄생했다. 아파트에서 철근골조는 막중한 하중을 지탱하고 지진 등으로부터 건물을 지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올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면서 철근골조 부실공사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수습에 나선 국토교통부는 91개 LH 단지 중 15개 단지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했지만, 어디 LH 뿐이겠는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인재’···“무단구조변경·불량 콘크리트·감리소홀”
2022.3.14 / 경향신문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대형참사가 생겼다. 이 사고는 무단설계변경과 불량 자재, 관리부실... 전형적인 인재다. 아파트 시공방식을 임의로 바꾸고, 제때 굳지 않는 불량 콘크리트를 사용한 데다 이 모든 것을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가 제 역할을 못한... 부도덕 삼박자가 만들어낸 처참한 결과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마땅히 작동해야 할 옳고 그름의 일관된 기준인 "양심의 부재"이고 "도덕성이 결여"된 결과이다. 사회 시스템의 일부인 '법은 착한 시민들에게는 당연히 지켜야 할 금도이지만, 정부 최고위 관료(장관 지명자)의 인사 청문회나 대기업 CEO들에게는 뻔뻔히 피해 가면 그만인 것쯤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피해는 고스란히 대중의 몫이라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시리다.
조직의 리더에게 꼭 필요한 윤리성
이제 조직으로 들어가 보자.. 마땅히 알고 지킬 수 있는 상태를 가리켜 "기본이 됐다"라고 한다. 조직에서 리더란 그 토대를 만들어야 할 사람이기 때문에 리더의 윤리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도 같은 개념이지 않을까.
윤리적 리더십은 리더가 직원들에게 규범적으로 올바른 말이나 행동을 보이고 의사결정을 포함하여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윤리적 행동을 촉진하는 것이다(Brown et al., 2005).
리더에게 기대되는 윤리적 행동을 살펴보자.
첫째, 리더 자신의 행동이나 대인 관계를 통해서 구성원들에게 정직성과 신뢰성, 공정성, 배려와 같은 규범적으로 적절한 행동을 보여야 하다. 둘째, 구성원들에게 윤리와 관련된 명백한 의사표현을 하여 업무를 올바른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나아가 윤리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 유발해야 한다. 셋째, 윤리적 행동에 대한 강화작용이다. 즉, 윤리적 기준 설정과 함께 그에 따라 보상과 처벌(조직에서 구성원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용인하거나 관리)을 함으로써 학습효과를 유발한다. 넷째, 의사결정과 관련하여 윤리적 리더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찰되고 모방되는 결과를 고려하고 원칙적이며 공정한 선택을 한다.
요약하면, 리더의 윤리성은 크게 윤리적 개인 (moral person)과 윤리적 관리자(moral manager) 두 가지 특성을 형성하여 정직함과 일관성으로 진실성을 추구해 나아가는 모습과 같다. 중요한 것은 리더 개인이 역할모델로서 솔선수범해야 하고, 관리자로서는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윤리나 가치에 대해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한 보상이나 제재를 통해 구성들의 윤리적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윤리적 리더십이 개념을 살펴보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
아파트 부실, 붕괴사고의 책임자들은 과연 어떤 말과 행동으로 조직에 커뮤니케이션을 해 왔을까? 안 봐도 뻔한 일이다. 이러한 사건 사고가 터지면 하급사회는 현재의 결과에 대해 미봉책으로 수습하기 급급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그 조직에 있는 리더의 생각과 의도에 있다. 리더가 그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공사가 부실화되고 감리가 허술해진 것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리더의 윤리성에 대한 자정작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무늬만 그런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리더의 부도덕함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리더의 양심도 MRI로 찍을 수 있다
리더십과 뇌과학을 연계한 연구가 흥미로워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 뇌의 구조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독일 해부학자 Brodmann에 의하면 뇌는 1 ~ 52번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각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탐지하여 활성화되는 부위를 통해 각각의 기능을 알아낼 수 있다. 리더의 양심도 마찬가지다.
뇌의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fMRI(자기공명), qEEG(뇌파검사)를 활용한다. fMRI기법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변화하는 혈류량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반면, qEEG기법은 간질이나 정신질환 등 뇌파의 변화를 탐지하기 위한 측정의 목적으로 사용한다.
뇌는 무수히 많은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휴식기에 있을 때에는 우측의 DMN(Default Mode Network) 네트워크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뇌가 일을 할 때에는 TPN(Task Positive Network) 네트워크 영역이 활성화 되게 된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DMN 영역이 윤리성을 포함하는 사회적 역량(social competency)에 관여하는 것이 흥미롭다. 특히, DMN 영역은 윤리적 리더십에 긍정적인 관계를 보이며 상대주의(relativism)에는 부정적 영향을 나타낸다(Waldman et al., 2017). 사회적 역량은 나와 타인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체감을 확립하여 다른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능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인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요구되는 책임감을 포함하기 때문에 윤리성과 높은 상관성이 있다.
연구 방법도 매우 흥미로운데, 우선 리더들에게 윤리적 딜레마 상황을 시나리오로 제공하고 fMRI, qEEG를 통해 뇌의 활성화 부위를 측정한다. 동시에 설문을 통해 리더의 윤리성에 대해 함께 일하는 동료, 구성원들에게 응답을 받아 분석에 사용한다.
그래서 기대해 본다
조직이든 사회든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은 바라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고스란히 말이나 행동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더 높은 위치에 이르기 위해서 더 올바른 생각과 사고가 중요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사회적 역량으로서 높은 도덕성, 윤리성에 대한 높은 책임감도 마찬가지다. 조직이나 사회를 이끄는 리더라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역량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관찰하고 모방되어 원칙으로 세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도덕한 리더가 높은 자리에 있게 되면, 건설 부실이나 사회적 부조리가 당연히 싹틀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언젠가 리더로서 요구되는 윤리성을 좀 더 간편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나아가 리더로서 윤리성이 사회가 리더를 선택할 때 가장 필수적인 덕목이 되길 기대해 본다!
리더의 윤리성은 현재에 사는 우리에게 미래 사회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Brown et al, 2005)
아래의 진단문항을 통해 나와 상사(리더)의 윤리적 리더십 역량을 진단해 보자.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편이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윤리규정을 어기는 직원에 대해서는 훈계 또는 징계를 가한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사생활에 있어서도 윤리적인 태도로 행동하는 편이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항상 마음속으로 부하직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업무처리에 있어서 공정하고도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한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믿고 따를만한 신뢰가 있는 사람이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직무윤리나 가치에 대해 직원들과 토의하기도 한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윤리와 관련하여 어느 것이 옳은가에 대해 기준을 제시해 준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성공은 결과만이 아닌 그것이 성취되는 방법까지 포함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나의 부서장(팀장)은 의사결정 시에는 '무엇이 옳은 일인가?’하는 것을 고민한다.
Reference
Brown, M. E., Treviño, L. K., & Harrison, D. A. (2005). Ethical leadership: A social learning perspective for construct development and testing.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97(2), 117-134.
Nofal, Ahmed. (2018). Biology and Management: A Review, Critique, and Research Agenda, urnal of Management. 44 (1),1557-1211
Waldman, D A. , Wang, D , Hannah, S T. , Balthazard, P A. 2017., A Neurological and Ideological Perspective of Ethical Leadership,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0(4)
김용호 (2019). 윤리적 리더십이 조직원의 혁신행동 및 지식공유에 미치는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