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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마루 황상하 Nov 20. 2023

[시놉시스] 잃어버린 색을 찾아서

  "아이 씨발 더러운거 묻잖아!"

  "와... 쟤 까매서 만지면 나까지 더러워지는거 아니야?"


  어렸을 적 아주 어렸을 적 내가 자주 들었던 말이다. 어렸을 적 또래보다 피부가 까맣다고하여 마치 오물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나를 만지면 더러운 것이 옮겨질까봐 만지지 않았다. 유치원에서 선생님께서 손잡아서 이동하라고 할 때 손가락으로 친구가 고리를 걸고 이동할 때 짝꿍의 표정을 살펴보면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봤을 때의 그 표정….과도 같았다. 그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신이 있다면 왜 이렇게 나를 만들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피부색은 백옥같이 곱게 만들어주지 왜 까무잡잡하게 만들어주고 강아지들이 사람들을 아무 이유 없이 좋아하는 것처럼 그들이 나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쏟아부어도 웃음으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겨줬다. 피부색은 새까맣고, 사람들을 이유없이 좋아하는 나…. 신이 있다면 이러한 모든 것을 정반대로 바꿔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다가갔지만 내가 다가간 사람들은 마치 하수구에서 올라온 역한 것들을 바라보듯 나를 쳐다봤으며 사람들은 내 주변에서 서서히 떠나갔다.


  어릴 적부터 먼저 다가가면 사람들이 회피하니 강아지에서 고양이로 서서히 나는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전의 내 모습을 원하여서 가까이 다가왔지만 나는 그것을 회피하고자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펼쳐졌다. 나의 이런 행동이 사람들 마음에는 지쳤을까? 다가오던 사람들은 한 사람, 두 사람 서서히 떠나가기 시작했다.


  '인내심 가지고 계속 다가와주지...'라며 마음 속에는 비아냥거리며 툴툴대고 있었다.


  사람이 다가와도 내가 신뢰할만한 사람인가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그 사람이 떠나가면 신뢰할 사람이 아니었다고 판단해버리니 내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를 않았다.


  마음의 방에서 방문을 걸어잠그고 누군가 방문에 노크를 했을 때 들어오지 못하도록 노크 소리를 듣지 않은 척을 엄청나게 많이 하였다. 어린아이가 방문을 걸어잠그고 이불을 덮고 주변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 마음 속 골든리트리버같은 어린아이는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이불을 푹 덮으니 사람들이 나보고 말하던 오물, 그리고 그러한 시선으로 봤던 것이 이불로 형상화되어 나타났다. 이런아이가 덮었던 이불이 근처에 가기만 하면 냄새가 진동하여 쓰러질것만 하고 진한 회색으로 역하게 보이는 그 오물이 이불로 변하여 마음의 문을 뚫고 나와 육체를 덮기 시작했다.


  나는 그 이후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형태로 변해갔으며, 센과 치히로에서 나오는 강의 신이 오물을 뒤집은 형태처럼 변해갔다.


  내가 외출하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도망갔다. 어떤 사람은 용기내어 나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코를 막고 나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전과 같은 사람들의 모습이라 나는 지켜보다가 그 자리에서 떠났다 그리고 내가 신기해서 유튜브 촬영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반응해주지 않았다.


  이따금씩 밖에 나오면 나를 피하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오히려 가까이와서 나에게 안기고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존재들이 있으니 강아지, 고양이, 새들 다양한 동물들이 그러하다.


  동물들은 내가 가만히 잇어도 먼저 다가와서 나와 함께 있어주려고 하고 나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럴때마다 용기내어 동물을 만지면 동물에게 오물이 묻지 않고 본연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게 된다. 반면 사람이 나를 만지면 그 손에 짙은 회색 빛의 오물이 묻으며 취두부보다 더 심한 악취의 냄새가 그 사람에게 옮겨지게 된다. 내가 들었던 소문에 의하면 나를 만진사람은 오물 냄새가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한달까지 간다고 하더라... 그리고 오물 묻은건 씻어도 잘 안지워져서 유튜브에는 〈오물 괴물의 저주〉와 같은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서 괴담형식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반대로 동물들은 나에게 먼저다가오고 내가 만져도 오물이 묻거나 그 근방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악취가 난다고 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고 오히려 깨끗해졌다는 말을 들었다.


  어느 날 밖에서 따스하게 햇빛을 쬐고 있었는 데 어떤 소녀가 다가왔다. 나는 그 소녀가 걱정이 되어 자리를 피하였고 소녀는 나를 멀뚱멀뚱 쳐다봤다.

  이튿날. 그 자리에 햇빛을 쬐러 나가니 소녀가 두리번 두러번 거린다. 아마 뭘 찾고 있는 듯 하다. 이내 나를 발견하고 나를 쳐다보자마자 손을 들려고 했지만 나는 어제와 같이 그 자리를 떴다.

  다음날 소녀가 다시 안오겠지? 생각하면서 그 장소 그 곳으로 갔다. 내 예상대로 소녀는 오지 않았다. 실망할 기색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산책을 마치고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나길래 강아지인가 생각하여 뒤돌아보니 멀리서 소녀가 그 장소로 뛰어가고 있었다.


  '오늘은 이유가 있어서 늦었구나' 라며 이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동물들과 같이 있을 때 어떤 여린 목소리가 내게 들렸다.


  "저기... 왜 피하세요? 제가 싫으신가요?"


  순간 나는 당황했다. 나랑 대화나누고 잠깐의 접촉만 하더라도 오물이 붇고 냄새가 나는 것을... 그 소녀를 위해 그 자리를 피했다.


  "거봐요! 제가 싫으니까 피하시는거 맞죠!"


  소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에 대해서 모르니?"


  나는 당황하며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으면서 말했다.


  "네? 어떤걸 말씀하시는건가요?"


  소녀는 볼을 긁으면서 물었다.


  "아, 모르는구나. 괜찮아. 너는 내가 어떻게 보이니?"

  "사람처럼 보이죠. 저기 앞에 보이는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죠."

  "정말... 내가 사람처럼 보이니?"

  "아니! 사람을 사람이라고 하지 뭐 앞에 있는 개처럼 보인다고 해요?"


  소녀는 화를 내며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 고마워서..."

  "고마우면 밥 한끼 사주던지요"

  "그래, 알았어"


  오늘 소녀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왜 그런 반응이 나올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단순 나를 사람으로만 보면 그런 반응이 나올 것이 아닐 것이다.

  생각에 잠기던 중 샤워를 하고 우연하게 거울을 봤다. 살면서 마음 속에서 나온 오물이 나를 덮기 시작했을때 부터 거울을 쳐다보지 않았는데 거울을 오랜만에 보니 내 피부는 까무잡잡하지 않으며 얼굴은 크거나 괴물처럼 못생긴것도 아니었다. 아직도 의심스러워서 어린시절 사진을 살펴봤다.

  피부는 까맣지 않으며 보통의 어린애들처럼 귀여운 내 어린시절... 주변에서 그렇다고 하니 내 외모가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믿은 내 시절들... 그 모든 것이 내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편견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였다는 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니 나를 덮고 있던 오물들이 눈처럼 씻겨내려가 진정한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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