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마루 황상하 Jan 09. 2024

나는 성공하기 글렀나 보다


문득 든 생각이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장사의 신이 가진 것 없는 사람이 퍼주는 거 보면 꼴 보기 싫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나요...

저는 남들에게 뭔가 나눠주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등학생 때 친한 친구의 상징하면 과자를 나눠주는 거라고 합니다.

저는 친하든 친하지 않든 간에 과자를 나눠줬습니다.

그냥 친구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중학생 때는 어땠을까요?

그때 과자 먹고 있으면 "한입만"해서 친구의 과자를 먹는 얌체 같은 애들이 있었던 것이 떠오를 겁니다.

그런데, 그런 애들이 오더라도 저는 '걔들 뭐 나눠주고 새로 사 먹지 뭐'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든 대학생 때든 신경 안 썼습니다.


저를 보고 호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 저에게 "너 호구냐?"라고 했던 친구가 분명히 존재했을 정도니까요.

지금 제가 돌아보더라도 그 행동에 후회는 없긴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제 것을 나눠주는 것을 이상하게 좋아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살아가는 데 힘을 얻는 목적이 남에게 내 것을 나눠주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그것이라고 느끼는 듯합니다. 댓글에 도움 되었다는 말 한마디를 올려주시면 그만큼 힘을 얻는 게 없긴 합니다.


여튼,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그냥 퍼주듯이 다 알려주다 보니 그 생각이 문득 듭니다.


"나는 성공과 거리가 먼 사람인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기 것을 다 챙겨가면서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러는 사람이 되지 못하는 듯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줄 것을 주면서 제가 취할 것은 취하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거의 다 주려고 노력합니다.

지식이라면 지식, 지혜라면 지혜, 먹을 거라면 먹을 거. 돈이라면 돈... 돈은 안되지...


이렇게 퍼주면 저는 뭐가 남느냐라고 물어볼 수 있을 겁니다.

저에게는 사람이 남겠지요.

제가 경험했을 때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 같이 일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 아버지 나이대 이신 데 일찍 소천하셔서 장례식장에 들린 적이 있습니다.

문득 깨달은 것은 '사람 남는 일을 하자'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1년 동안 그분과 같이 뭔가 하면서 느낀 건. 그분은 사람과 사람을 만날 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것을 최대한 주려고 노력했다는 겁니다.

마음 가운데 그분이 선하신 분이고 언젠간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남았지요.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장례식장에 많은 사람이 오면 성공한 사람이다'


우리가 태어날 때 가진 것 없이 태어납니다.

갈 때도 가진 것 없이 가지고 갑니다.

올해 생일이 지나면 제 나이 30이 됩니다.

제 글을 읽는 분들은 저보다 지혜가 많으신 분이실 수 있고 저보다 건강하신 분들이 실 수 있습니다.

제 나이 보고 "뭐 저리 염세적이냐"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떡국 30그릇을 먹는 동안 지병으로 인하여 죽다 살아난 경험이 두 번 있고 가끔씩 죽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경험이 있다 보니 가진 것 없이 태어나고 가진 것 없이 우리가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습니다.


제 나이 30이면 결혼이니 여자친구, 주식, 집 장만 이런 이야기를 친구와 대화를 할 나이이긴 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파서 그런지 돈 관련 이야기보단 인문학에 관련 이야기, 철학 이야기,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고 합니다. 제 또래들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간간이 하지만 재미없긴 합니다.


신은 어떤 존재이며, 종교는 왜 이리 갈갈이 찢겨졌으며, 이 세상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나라는 존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현재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주로 하고 이런 말을 친구와 대화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 엄마보다 아빠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대화를 하고 좋아하긴 합니다.

제가 성공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주저리주저리 이렇게 왔네요.

저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어 사람 남는 장사를 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는 길이 어렵고 힘들다고 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네, ㅈ빠지게 힘들어요. 엄청 힘듭니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이러한 것을 알려주는 것이 저는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인문학이자, 상담이자, 철학이자, 자기 계발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니까요.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 책의 원고가 생각납니다.

그 내용을 발췌함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자기이해란 단순히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어느 곳에 관심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정보는 타인이 관찰해도 대강 파악할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자기이해는 그보다 더 깊은 내면에 있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가능하다. 어쩌면 자기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만큼 자기이해는 한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는 것과 직결되어 있다.꿈마루 황상하 《혼자인 게 뭐 어때》 이야기 공간 (2024.3 예정)





작가의 이전글 훨훨 날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