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맹샘 Jun 10. 2022

선생님이 된 나의 제자에게

선생님을 꿈꾸는 제자를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된다.

"선생님 보고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 때 6학년 때 선생님이 점심 때마다 우리 한명씩 데리고 다니며 상담도 했었잖아요."


2021년의 마지막 날, 반가운 만남이 있었다. 임용고사를 본다는 제자와의 만남이었다. 1차 시험에 합격했다며 2차 시험 수업하는 모습에 피드백을 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교실에서 같이 연습하자고 이야기하고 기다리는 동안 혼자 추억여행에 빠져들었다. 아이를 만나기를 기다리는 한동안 가슴이 떨렸다. 담임을 맡고 있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자랑을 했다. 사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자랑을 했다. 내 제자가 곧 선생님이 된다고 말이다.


참으로 어설펐던 2년차 교사시절, 6학년 아이들은 지금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결혼할 때 중학생의 신분으로 축가까지 불러준 참으로 고마운 아이들이다. 첫해 3학년을 만나며 내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방학 때마다 연수에, 독서에 온 열정을 담아 공부를 했다. 야심차게 맡은 6학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화분 기르기를 해서 아이들과 함께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라디오 인터뷰도 했다. 매일 번호순으로 순서를 정해 손을 잡고 학교를 산책하며 상담도 했다. 각종 프로젝트를 짜서 교육과정 재구성도 했다. 정말 나날이 새롭고 신비로운 순간들이었다.


그렇게 보냈던 1년이 아이들의 마음에 남았는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군대도 가고, 대학교 졸업반이 되어 각자의 취업을 준비하는 기로에 서있다. 그 중 초등학교 선생님의 초입에 서 있는 제자도 있는 것이다. 아이의 수업을 보니 정말 잘했다. 이건 누가 봐도 합격이었다. 역시나 어김없이 합격 소식으로 또 한번 나에게 기쁨을 주었다.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 한가득 뿌듯함이 가득 찼다. 그 어리던 아이가 이토록 당차게 자라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나의 어여쁜 제자는 서울에 합격을 했다. 하지만 서울은 발령을 받으려면 보통 1년을 기다려야 해서 부천에서 기간제 자리를 구했다. 엊그제 혁신학교 컨퍼런스에서도 만났다. 선생님이 발표하는 걸 보고 얼른 와서 인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200명이 넘는 사람들 속에서 내가 발표를 하지 않았다면 못보고 지나쳤을 터였다. 컨퍼런스 발표 준비를 하며 마음에 부담이 있었는데, 그 부담있는 일이 제자를 또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께 제가 가르쳤던 제자라고 하니 부장님 경력이 생각보다 많다며 깜짝 놀라시면서도 함께 기뻐해주셨다. 


그러면서 교사가 된 나의 제자에게 교사생활에서 좌충우돌을 겪었던 내 이야기를 잘 전달해 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학급운영, 동학년 선생님들 사이의 관계, 교육과정 운영, 평가 운영,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가짐 등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다. 그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나가볼까 한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키즈의 슬픔_자로 시작하는 말? 자가격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