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중요한 것은 과정
"아니,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공부를 가르치라는 거예요?"
"메타버스를 무작정 시키면 되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교육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어떤 교육전문가를 만나던 정보 수요자들은 항상 명확하고 공통적인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 교육 관련 책들을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각 방송에서도 수시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 아이에게 딱 떨어지는 공부법과 결론은 어디에도 없다.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방법을 찾아가되 변화의 흐름에 엇나가지 않게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타버스는 요즘 교육 변화의 흐름을 알려주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다르다. 메타버스에 대한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정작 메타버스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고, 활용할 초등학생에 대한 논의는 드물다. 그러나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과정 중심 평가는 그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그동안의 평가는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체크하고 줄을 세우기 위해 존재했다. 수준별 교육도 처음 목적은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적합한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었으나 실제적으로는 아이들을 평가로 낙인찍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제 평가는 학생이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 수업을 얼마나 잘 따라오고 있는지 과정 중의 하나이다. 수업이 곧 평가가 되고, 평가가 곧 수업이 되는 것이다.
아래는 아이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세계지도를 꾸릴 때 만든 아시아 모둠의 결과물이다. 원하는 대륙으로 모둠을 나누고, 대륙 안에서 각자 나라를 한 가지씩 조사한다. 그리고 각 모둠별로 메타버스 안에 대륙을 나타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각각의 방에는 각 나라에 대한 소개자료와 퀴즈가 들어가 있다. 총 6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학생들은 세계 여러 나라를 직접 조사하게 된다. 그리고 조사한 내용을 게더 타운에 구현하고, 다른 모둠을 찾아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교사는 중간중간 확인과 평가를 하고, 서로의 모둠 활동 결과를 보며 학생들도 확인과 평가를 거듭하게 된다. 평가한 자료들은 메타버스 안에 있는 패들렛이라고 하는 온라인 포스트잇 사이트에 각자 적게 되고, 이와 같은 자료가 누적되어 평가가 된다. 즉, 단편적인 평가가 아니라 평가자도 다양하고, 평가방법도 다양한 입체적인 평가가 진행되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대부분의 평가는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 안에서 이루어진다. 경기도에서는 철학적 의미까지 담아 학생의 성장을 돕는 성장 중심 평가라는 단어를 활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안에서, 평가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용어이다. 이처럼 메타버스 시대에는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답하는 평가가 아니라 수업 중에 어떻게 참여를 하고, 어떤 과정을 보이는지가 중요하게 된다.
즉,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시되는 사회인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무작정 외우고 답을 할 줄 아는 인재를 사회에서 원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이처럼 과정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 학생부 종합전형 역시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제시되는 것이다. 그러니 학부모들도 단순히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과정을 격려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수업시간에 새롭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타버스 시대라는 말이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교육현장은 미래 인재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시기가 눈에 띄게 앞당겨지게 되었고, 메타버스 시대라는 용어와 함께 더욱 가속화되어가고 있다. 핵심역량과 과정 중심 평가가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학생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지내는 것을 마냥 막을 것이 아니라 과정의 하나로 이해하고 돕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