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수원까지의 결단

거리만큼이나 멀었던 마음의 간격

by 드림맥스


며칠 뒤, MBA 모집 광고를 다시 열었다. 여러 가지 걸림돌이 떠올랐지만, 가장 걱정되는 것은 통학 거리였다.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지도 앱을 켰다. 출발지에 파주를, 목적지에 수원을 입력했다. 또 하나의 현실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 것이다.


통학 예상 거리는 생각보다 멀어 보였다. 화면에는 예상 소요 시간이 곧바로 떴다. 전철, 환승 그리고 버스. 한 번에 끝나지 않는 이동 경로가 선명하게 표시되었다. 편도 약 3시간의 통학 거리였다. 왕복 6시간이면 부산까지 가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숫자로 환산된 거리와 시간은 생각보다 묵직했다.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몸으로 먼저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걸 2년 동안 다닌다고?’


질문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의지를 시험하는 질문이라기보다, 현실을 확인하는 질문에 가까웠다.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계산이 시작됐다. 왕복 시간, 체력 소모, 생활 리듬의 변화. 지금의 나이와 상황. MBA에 대한 기대보다 먼저, 현실적인 걱정들이 줄지어 떠올랐다. 솔직히 말하면, 거리만 놓고 보면 무모한 선택처럼 보였다. 나는 한동안 화면을 내려다보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지도 앱의 파란 선은 움직이지 않았고, 나 역시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화면 속의 파란 선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라, 내가 다시 움직일 수 있는지 묻는 선처럼 느껴졌다.


MBA 진학에 대해 조심스럽게 아내에게 의견을 물었다. 예상했던 대로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시점에 꼭 필요한 것이냐는 되물음이었다. 나 역시 반복해서 내게 되묻던 질문이었다. 아내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머뭇거리던 나는 굳어진 표정에 잠시 침묵했다. 직장에서의 혼란 뒤에 막연히 MBA를 다닌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지에 대해 나는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 질문은 감정적이지 않고, 지극히 합리적이었다. 굳이 멀리까지 가서 다시 공부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MBA라는 막연한 선택을 버리고, 지금 상태를 조금 더 견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었다. 누구도 나에게 이 길을 가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무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크지도, 분명하지도 않았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이 정도도 감당하지 못한다면,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나의 포기하려는 마음을 자극했다. 나는 그제야 이 선택의 본질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파주에서 수원까지의 거리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었다. 멈춰 있던 나를 움직일 수 있는지 묻는 거리였다. 그 순간, 생각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도전해 보자는 말이 나 자신에게조차 설득력이 없었다. 나 자신을 설득하려는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점점 다른 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왠지 가야 할 것 같다.’


이 말은 의외로 단단했다.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더 후회할 것 같아서였다. 이 질문을 피한다면 오늘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이 질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시작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나 자신을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지도 앱을 보았다. 경로는 여전히 길었고, 시간은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처음처럼 막막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방향이 정해지자, 거리는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감당해야 할 조건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그날 이후로 나는 통학을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토요일 아침 시간표를 떠올리고, 환승 시간을 계산하고, 하루의 리듬을 다시 그려보았다. 첫 수업 시작이 9시 30분이었기에 넉넉하게 도착하려면, 집에서 5시 30분에는 나서야 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고요한 새벽,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파주의 찬 공기를 가르며 현관문을 나서는 내 뒷모습을 상상했다. 실제로 다녀보지도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몇 번이고 그 길을 오가고 있었다.


출근이 아니라 통학이라는 단어가, 조금씩 현실감을 얻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상상은 나를 지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살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멀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나는 다시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멈춰 있던 상태에서, 아주 천천히나마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거리는 멀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이 말은 이후로도 여러 번 나를 붙잡아 주었다. 통학이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망설임이 다시 고개를 들 때마다, 나는 이 말을 떠올렸다. 완벽한 확신은 아니었지만, 시작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되어 주었다. 파주에서 수원까지의 물리적인 거리는 여전히 멀다.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거리를 선택한 순간, 나는 분명히 이전보다 선명한 방향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곧, 그 결심을 직접 말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 글에서 다 하지 못한 현실적인 통학 요령과 구체적인 시간 관리 팁은 개인 웹사이트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파주와 수원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며 MBA 진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파주에서 수원까지: 직장인 MBA 장거리 통학 팁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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