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하준 Aug 22. 2020

꿈해부학『꿈아나랑놀자』제2탄.두직업론(職業論)

부유하게 살 것인가, 의미있게 살 것인가

“여러분, 세상에는 두 가지 인간이 있는 거 아세요? 주몽을 보는 인간과 주몽을 안 보는 인간” 


꽤 오래전 이야기다. 송일국과 한혜진이 주연을 맡았던 ‘주몽’의 인기가 하늘에 구멍을 뚫 기세였다. 


회사 동료였다 퇴직 후에는 친구가 된 현 아시아나 인재개발팀 김팀장이 당시 항공화물 교육담당이었다. 점심 식사 후 종종 함께 김포공항 활주로 담벼락 길을 산책하곤 했었다. 


‘두 가지 인간’ 이야기는 그 산책길에서, 자기 강의의 오프닝인데 반응이 아주 좋다며 그가 자랑삼아 내게 했던 이야기다. 


그다음 이야기가 더 웃긴다. “여러분, 항공업계에는 두 가지 인간이 있다는 거 아세요? 제 강의를 들은 인간과 안 들은 인간”. ‘웬 오만?’ 하는 사람도 있을 법한데 모두 피식, 피식 웃는단다. 


나는 한참 박장대소를 했다. 실은 당시 김과장이 어린 딸을 위해 온 가족이 TV를 안 보겠다 작심하고 TV를 작은 방 장롱 위에 치워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놈의 주몽은 안 볼 재간이 없어 주몽을 할 때만 세 식구가 턱을 괴고 앉아 장롱 위 TV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나도 이 ‘두 가지 인간’을 대화와 강의 시에 즐겨 호출하게 되었다.


그 즈음 인재개발팀이 제주도로 워크샵을 갔었다. 그 때 한라산 웃세오름을 등정했었다. 한 참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데 당시 업무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있었던 후배 팀원이 다가왔다. 승무원 출신으로 서비스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던 김과장이었다. 


“차장님, 고민 상담 좀 해도 되요?”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그런데 김과장, 세상에는 두 가지 인간이 있는 거 알아? 


‘...’


“세상에는 말이야 주몽을 보는 인간과 주몽을 안 보는 인간, 두 가지 인간이 있데!”


아마 김과장은 ‘힘들게 속내를 털어놨는데 선배라는 인간이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거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김과장, 교육 업계에도 두 가지 인간이 있는 것 같아. 아이템 인간과 시스템 인간”


“무슨 말씀이신지...”


“이를테면, 맥도널드 햄버거를 만드는 사람이 승자일까, 맥도널드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이 승자일까? 


아이템만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지배당할 수 밖에 없어. 물론 열심히 하는 건 잘 알지만, 내가 볼 때 김과장은 본인이 담당하는 서비스 교육이라는 아이템에만 너무 집중되 있어. 


서비스 교육이 운영되는 시장 그리고 그 시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해. 그래야 승자가 될 수 있어.”


사실 나는 흑백논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역사상 수많은 비극이 내 편 아니면 남 편이라는 흑백논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진리도, 개인의 균형점도 흑과 백의 중간 어디 쯤에 있다고 생각한다. 입장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 자신의 균형점조차 시기와 상황에 따라 왔다 갔다 하니 말이다.


하지만 ‘A 혹은 B’라는 정의는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중간지대, 회색지대에 뭐가 숨어 있는지 고민할 필요 없이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명쾌하게 선을 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쟁 때 적보다 더 무서운 적이 낮에는 내 편, 밤에는 남 편이 되어 뒷통수를 치는 회색분자이니 말이다.


그래서 다소 일반화의 오류가 있겠지만 꿈과 직업에 대한 명쾌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직업을 ‘A 혹은 B’로 나눠보겠다. 즉, 직업에도 두 가지가 있다. ‘생계를 위한 직업’과 ‘의미를 위한 직업’ 이다.


하버드를 졸업한 젊은이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2년 2개월 동안 맨몸으로 ‘월든’이라는 숲 속에 들어가 농사짓고 살았던 이야기를 쓴 책이 ‘월든’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적 수필집이다. 그는 1845년에서 1847년까지 물욕·인습의 사회와 인연을 끊고, 월든의 숲속에서 살면서 홀로 철저하고 청순, 간소한 생활을 영위하며 자연과 인생을 직시했다. 이 책은 그 생활기록으로서 그의 인간과 사상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문체 또한 절묘하여 미국 수필문학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애독되며 특히 톨스토이와 간디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 법정스님의 무소유 등도 소로우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이라 한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도 그의 유산이 담긴 책이 있다. ‘스콧니어링 자서전’이다. 


스콧니어링은 세계대전 시절 미국 대학의 교수였다. 하지만 아동 노동력 착취에 대한 반대 운동을 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해직되었다. 이후 군국주의로 향하는 미국을 반대하다 톨레도 대학에서 또 해직되었다.


그는 그 옛날에 탄광촌을 운영하던 집안에서 태어났고, 교수를 했던 신분이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VVIP였다. 그런 그가 교수에서 해직되자 소로우처럼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농사를 통해 생계가 해결되자 자신이 본래 추구하고 주장했던 삶을 수많은 책으로 엮어냈다.


이쯤에서 독자에게 묻고 싶다. 농사를 지었던 소로우와 니어링의 직업은 농군인가 학자인가?


한때 웹마스터 철학 교수로 유명했던 강유원. 어느 잡지에선가 읽은 그에 대한 이야기가 소로우와 니어링에 대한 이야기와 융합되면서 직업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해 구체적인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꿈과 직업의 관계에 대해 나름대로 이론으로 정립하고, 코칭, 강의, 집필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세 양반의 덕이 크다.


어느 날 기자가 강유원씨에게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단다. 강유원씨가 먹고 사는 직업이 웹마스터임으로 기자는 “웹마스터요!”라는 대답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유원씨는 “내 직업은 학습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마도 인간은 육체가 먹고 사는 것보다 영혼이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만물의 영장다운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소로우의 생각도, 니어링의 생각도 비슷했지 않았을까? 


비교적 최근에 읽은 책 속에서도 소로우를 만났다. 시오미 나오키의 ‘반농반X의 삶’이다. 앞에 있는 '반농'은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 농사라는 것이고, 뒤에 있는'반 X'는 의미를 위한 직업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정식의 해답을 찾듯이 말이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다. 자신은 생계만을 위한 직업에 종사하고 계시는지, 의미만을 위한 직업에 종사하고 계시는지. 아니면 생계와 의미를 다 얻을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고 계시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생계를 위한 직업 따로, 의미를 위한 직업 따로 살고 있는지.


한 직업으로 생계와 의미를 다 얻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복이 많은 사람이다. 사실 그런 개념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 대다수 중에서도 대다수는 먹고사는 것만도 허겁지겁 살기 바쁘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꿈과 직업을 현명하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직업의 두가지 측면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물질적 풍요가 먼저인 사람도 있고, 의미 있는 인생이 먼저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봐서 부족하거나 비어 있는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살펴봐야 한다. 오로지 생계에만 치중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의미 있는 일도 찾아 보는 것이 좋고, 지나치게 의미에만 치중하고 있다면 먹고 사는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직업)에서 생계도 해결하고 의미도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최대한 그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회사에게도 좋은 일이고,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직업)으로는 생계 또는 의미 중 하나만 얻을 수 있다면 나머지 하나를 위한 일(직업)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생계만 해결되고 있다면 인생이 허망할 것이고, 의미만 해결되고 있다면 인생이 가난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학생들에게도 직업의 이 두가지 측면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대로 이해한 다음에야 현명한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공부해야할 공부가 꿈 공부, 직업 공부, 인생 공부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반농반X’는 틀렸다. ‘반X반Y’가 답이다. 사람에 따라 ‘의미를 위한 직업’만 다른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직업’도 다르기 때문이다. 골드 러쉬(Gold Rush) 때 금을 캐는 광부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술을 팔던 작부, 괭이를 팔던 농기구상, 리바이스 청바지를 팔던 의류상도 있었듯 먹고 사는 것도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그러니 메모장에, 책상앞에, 냉장고에 '나의 반X반Y 찾기'를 붙여두고 둘 다 열심히 찾아보자. 내 시간의 반을 투자할 생계직업 X는 무엇이고, 나머지 반을 투자할 의미직업 Y는 무엇인지 말이다. 부유할 뿐만 아니라 의미도 깊은 내 인생을 위해서 말이다. 


To be continued~

(도움되셨다면 다른 분들에게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꿈이 현실이 되도록 돕는

대한민국 꿈메신저 김상경 올림

(코칭 · 강의 · 칼럼 문의: sangkyung.kim@gmail.com/010-7111-6749)



https://brunch.co.kr/@dreammentor/13


매거진의 이전글 꿈해부학『꿈아나랑놀자』제1탄.꿈체계론(體系論)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