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우리 소모임에서 간 산은 북한산이다. 6월 설악산 산행을 앞두고 훈련차 다녀왔다. 7시간 동안의 산행이었다. 일년 전까지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코스다. 다리 근육이 예전보다 탄탄해져서 7시간 등산 코스를 크게 힘들어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
5월 북한산에는 분홍 꽃나무가 가는 길따라 곳곳에 피어있다. 고운 분홍빛깔 철쭉과 진분홍색 병꽃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가는 길 곳곳마다 분홍빛으로 피어 있다. 씨앗들이 산의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곳곳에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냈나보다.
북한산에는 땅에핀 들꽃은 별로 없고 꽃나무만 있구나 하고 생각하던 차에 땅 위에 작게 존재를 드러낸 노란제비꽃을 보았다. 바위와 나무틈에서 귀여운 노란꽃과 동그란 초록이파리로 자기 둥지를 틀고 있었다.
4월 남해에는 여러 종류의 들꽃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북한산에는 몇 안 되는 같은 종의 꽃이 가는 길마다
피어 있는 것을 확인하는 맛이 있었다. 산 속에 퍼져서 각기 다양하게 핀 산 속의 꽃들. 나무 돌 흙 무엇을 벗삼냐에 따라 다르게 자란다.
7시간의 여정 속에 간간히 소수로 피어 있는 들꽃들도 보았다. 아주 오랜 뒤에 여러 종의 꽃히들이 바람길을 따라 다니며 산의 모양을 다르게 바꿀지 또 모를 일이다.
북한산은 바위의 놀라운 형상이 산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바위가 산의 꽃으로 자라 오른것 처럼. 오래되고 고귀한 바위를 그렇게 만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