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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형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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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Mar 09. 2021

부끄러웠습니다

부끄럽다
일을 잘 못하거나 양심에 거리끼어 볼 낯이 없거나 매우 떳떳하지 못하다.


수치스럽다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 있다.


성추행 피해자가 뜻밖의 피해를 당하고 느꼈던 감정이다. 그녀는 이런 게 성추행인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몹시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처음에는 신고는커녕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조차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해서 양심에 거리낌이 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을 볼 낯도 없고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마음의 상태다.


그런데 왜 피해자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야 하는가?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 피해자의 인격을 무시하고 파렴치한 범행을 한 가해자가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워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오랜 세월 동안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강요했고 그래서 그들이 전혀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부끄러워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비열한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그러한 수치심 뒤에 숨어 피해자들에게 탓을 돌리고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 해왔다. 가해자들이 오히려 당당하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피해자들은 당당히 자신들의 회복과 가해자의 처벌을 이 사회에 요구할 수 있어야 하며 가해자들은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해야 한다. 


더 이상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정정당당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나와 그대가. 피해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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