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는 것에 대한 단상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닥칠 때가 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슬픔을 외면하거나
벗어날 수는 없다.
감당할 수 없어도
감당해내야만 한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이 되어 버린다.
며칠 전 참혹한 현장 사진을 뚫어져라 응시하면서도
한 손에 든 빵 한 조각을 우물거리며 먹고 있는
나를 문득 깨닫게 되면서
『참 많은 것을 아무렇지 않게 감당하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 슬픔이 여전히 아픈 것이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