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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형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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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Apr 20. 2019

영수증

남겨진 흔적이 더 아프다.


어떤 때는 고인의 죽음을 마주할 때보다

남겨놓은 것들이 더 아프게 다가오기도 한다.


고인이 남겨 놓은 마지막 흔적은

집 앞 슈퍼마켓에서 끊어 놓은 영수증


방세를 다섯 달 밀렸다고 하는

고인은 20,000원짜리 외상 영수증을 남겨 놓았고 영수증에는 카레와 초코파이 같은 먹을 것들이 몇 개 적혀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생을

돈에 허덕이며 살았을 그 고단했던 일상이

헛헛하게 남겨 놓은 영수증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돈 따위 필요 없는 그곳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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