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흔적이 더 아프다.
어떤 때는 고인의 죽음을 마주할 때보다
남겨놓은 것들이 더 아프게 다가오기도 한다.
고인이 남겨 놓은 마지막 흔적은
집 앞 슈퍼마켓에서 끊어 놓은 영수증
방세를 다섯 달 밀렸다고 하는
고인은 20,000원짜리 외상 영수증을 남겨 놓았고 영수증에는 카레와 초코파이 같은 먹을 것들이 몇 개 적혀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생을
돈에 허덕이며 살았을 그 고단했던 일상이
헛헛하게 남겨 놓은 영수증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돈 따위 필요 없는 그곳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