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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선영 소장 Sep 19. 2016

이름값 하는 직원을
찾고 싶은 리더에게

인재 채용의 아이러니

      

[리더의 고민]

직원 채용과 퇴사를 끊임없이 바라보는 게 경영인 듯싶습니다.
퇴사한 직원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다음 면접부터는 사람을 제대로 봐야겠다’는
각오를 다져 보지만 아직도 당장 눈에 보이는 스펙, 면접에서의 호감도로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태반이네요.
그러다 보니 채용과정의 실수를 후회하는 일이 많습니다.
몇 달 후면 성패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요.
우리 조직에 맞는 사람을 제대로 골라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여러분도 저도 이름을 따지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이름값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기도 하죠.

대승불교의 논서인 [대승신기론]은 ‘이름에 홀리고 이름에 팔리는 인간의 의식’을 두고 계명자상(計名字相)이라고 부르고 있더군요. 허깨비, 허망한 경계에 서서 실재하지 않는 대상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에 집착하여 여러 가지 번뇌를 일으키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명문대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자’고 외치는 학부모와 학생, 이름 있는 회사에 들어간 것을 기준으로 승자와 패자로 구분하는 우리 사회의 기준은 어쩌면 ‘점수 벌레’를 지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요즘입니다. 개성과 재능은 뒷전이고 내 점수를 향한 공부, 내 자리를 위한 노력이 흔한 세상이 되어가는 걸까요.

  

 이름은 때로 위험합니다. 채용의 신성한 임무를 가진 사람이 이름에 혹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름으로 계산하고 이름으로 헤아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채용의 1 계명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스펙, 타이틀 등의 그 사람을 수식하는 이름이 화려할지라도 ‘일 자체는 안중에 없고 자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사람’이라면 가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름 뒷면에 있는 실()을 보기 위해 눈과 귀를 집중해야 하겠지요.  

  

 실(實)에 충실한 사람은 난사람보다 된 사람에 가깝습니다. 습득이 불가능한 유일한 역량인 성실함을 이미 지니고 있습니다. 성실함은 된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본 자질인 것입니다. 또 하나, 된 사람은 진심과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하고 비슷한 자기소개서 속에서 후보자의 진심과 소신이 담겨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후보자가 성실하게 인생을 대하고 있는지 그 속에 어떤 진심과 소신이 담겨 있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면접 속 질문을 섬세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거나 결혼을 해서 자식이 있다면 더 성실하게 일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주도성입니다. 후보자를 제대로 바라볼 기준이 없는, 준비가 안 된 면접관은 후보자 중에서 질문에 대한 답이 유창하고 활기 있는 사람이 주도적이라고 믿기 쉽습니다. 하지만 주도성의 본질은 따로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또 업무를 해 나가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침착하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 실행에 옮기는 것이 주도성의 본질입니다. 말이 수수하고 차분 한 사람도 충분히 주도적인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살펴야 합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후보자들에게 업무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을 미리 부여해 볼 수 있습니다. 직능별 직급별로 주요 위기상황을 미리 정리하고 채용에 관여하는 사람들끼리 이견을 조율해 매뉴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유용할 것입니다. 기존 직원들의 답변을 미리 받아 참고해도 좋습니다. 성실함과 주도성을 갖춘 후보자라면 다음은 일과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함을 보셔야 합니다. 일은 단순히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곤란합니다. 그 사람에게 월급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대화를 이끌어 가셔야 합니다.     


 조건으로 하는 연애는 탈이 나기 마련입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살아야 할 이유가 일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연봉부터 얘기하는 사람은 피하되, 자기 가치의 사회적 실현을 위해 정직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찾으십시오. 피차의 순결성으로 일과 자신둘을 함께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직업이 있는 사회인의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이 있는 친구라면 고객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일도, 잘못한 일을 인정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일조차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일과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냥꾼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농부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기질에 따라 적당한 자리로 채용하면 됩니다. 그들은 역경이 닥쳐와 벼랑으로 굴러 떨어져도 언제나 고양이처럼 부드럽게 착지할 테니까요. 지금은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이런 젊은이들은 이름만을 위해 일하려는 인형 같은 젊은이 백 명의 맞먹는 가치가 있습니다.       


 성실과 주도성 자존감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을 갖춘 인재라면 마지막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잘 맞는 사람인지를 알아보셔야 합니다. 기업 역시도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것입니다. 다른 기업의 채용공고를 한번 볼까요. 각자의 업에 대한 고민과 소신이 담겨있습니다.     


 ‘모범생은 사양합니다.' 영국계 증기 관련 기업 스파이렉스사코는 좋아하는 과목에서 A를 받고 싫어하는 과목은 F를 받은 학생이 전 과목 A학점을 받은 사람보다 더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크다는 소신이 있습니다.  


 긴 불황 속에서도 모터 하나로 세계를 평정한 일본전산은 ‘목소리 큰 사람 밥 빨리 먹는 사람’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을 뿐 아니라 실수했을 때 반성도 빠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의 즐거움, 가족적인 분위기, 고객뿐 아니라 직원 만족도까지 강조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진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다정한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채용공고를 냅니다.     


 사람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한두 번의 기회만으로 사람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채용이 어려운 이유이겠지요? 그럼에도  채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고민하고 우리 다운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면 채용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다른 기업이 보지 못하는 인재를 건져 올릴 수 있습니다.


 회사가 바라는 좋은 사람을 맞이하는 것은 행운이 아니라 노력입니다. 성실한 직원으로 인해 감동받았던 일, 능력이 출중한 직원을 통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이 모두가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들입니다. 머릿속에만 있는 우리 회사의 인재를 얻기 위해 리더, 당신은 어떤 소신을 품고 계신가요. 그 소신을 담을 수 있는 채용의 틀과 기준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잊지 마세요. 이름값 하는 직원을 찾고 싶은 리더라면 이 고민으로부터 해답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리더십에 대한 토론은 보통 능력과 경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반드시 한 개인의 인격과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강한 생존력과 최저의 이직률, 그리고 근면함을 자랑하는 직원이 종사하는 성공적인

기업들은 분명히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 


론P. 시몬스 / 군사전략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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