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감한 직원을 뽑아야 하는 이유

큰 재능을 가졌지만 예민해서 사라진 그들을 바라보며

by 유선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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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하고 재능 있는 친구가 사라졌습니다.
어제도 사무실에서 데친 배춧잎 꼴을 하고 앉아 있는 걸 봤었는데,
상사에게 한방 먹은 게 화근이었던 모양입니다.
일류 대학을 나와서 그런지 머리도 좋고 아이디어도 많은 친구라 기대가 컸는데.
오늘 아침 결국은 출근을 안했네요.
상사의 지적사항을 곱씹으면서 자신을 괴롭히고 있을 텐데 걱정입니다.


“저 사람은 예민해” 혹은 “저 사람은 둔감해”

라는 말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평소에 주변 사람으로부터 ‘둔하다’ 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자리에서 화를 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둔감하다는 말을 신체적인 면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그 의미는 많이 달라집니다. 직원들이 회식을 하고 출근한 다음날 다른 사람들은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데 유독 한 사람만 수도 없이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립니다. 오랜만에 먹은 대게가 속에서 탈이 난 모양입니다. 점심도 건너 뛰고 그렇게 속을 다 비워버린 직원은 더 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조퇴를 합니다. 예민한 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이렇게 보면 예민한 것 보다는 둔한 것이 때로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에는 정신적으로 둔감한 사람의 예를 들어볼까요?

지인의 추천으로 컨설팅을 하게 되었을 때 일입니다. 컨설팅에 대한 킥오프를 준비하면서 해당 임원을 인터뷰 하기로 했죠. 밖에서 인터뷰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안에서 친구가 상사에게 엄청나게 깨지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천둥 같은 상사의 목소리가 사무실 문을 타고 밖으로 까지 나오고 결재판이 날아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주변 직원들까지 얼어 있었죠. 인터뷰를 마치고 나온 컨설턴트가 친구와 차 한잔 하면서 묻습니다.


“야 그 사람 참 너무하더라. 원래 성격이 그러냐?”

“누구 상무님? 아니야 그 분 좋은 분이야.

보고내용에 중요한 게 빠져서, 강조하셨던 건데 내가 정신이 나가 있었네. 혼날 만 했어

바로 수정해서 들어갔어. 잘 끝났으니 다행이지 뭐”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친구가 새롭게 보였습니다.

대학 다닐 때도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친구였지만 그 친구는 결국 임원이 되더군요.

우리사회는 일반적으로 둔하다는 말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 사람은 둔해’ 라는 말과 ‘저 사람은 예민해’ 라는 말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죠. 하지만 사람은 때로 둔감함을 지향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세상은 타인에게 처음부터 호의적이기 않기 때문입니다. 예민함과 순수함을 가진 직원들이 재능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죠. 큰 재능을 가졌지만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좌절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일반 사람들 보다 평온한 감정을 꾸준히 유지합니다. 그가 갖고 있는 재능 말고도 긍정적인 의미의 정신적 둔감력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관계나 세상에 대해 발휘되는 그의 둔감력은 대체로 자신의 본래 재능을 더 크게 키우고 자신의 능력과 힘을 널리 퍼트리는 최대의 원동력이 됩니다. 외부로부터 부정적인 기운과 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팩트만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죠. 좋은 의미의 둔감력인 것입니다. 그 둔감력을 갖춘 직원이라면 재능이 다소 수수하더라도 그 재능을 잘 키워나갈 수 있는 탄탄한 외피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직원을 채용할 때 이 점을 유심히 보셔야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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