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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과 이유 Jun 13. 2022

아이 키우는 게 나만의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든가

엄마가 중심을 잡아야 본질을 찾을 수 있다

‘아이 키우는 게 나만의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든 것인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둘째 아이는 유난히 예민했다. 두 돌까지도 잠을 이어서 자지 않았고, 울음이 많았다. 이 당시에는 엄마인 나도 예민하고 불안했다. 새로운 직업인 독서논술교사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불안감도 있었기에 엄마의 불안감이 아이에게 전달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둘째 아이는 안아주고 있어도 안아달라고 울었고, 밥을 주어도 잘 먹지 않았다. 죽을 것 같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육아의 한 고비를 넘기면 다른 고비가 또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어느 정도 크기만을 기다렸는데, 아이들이 조금 성장하자 엄마의 마음은 또 한 번 흔들렸다. 


“숙제 다 하고 노는 거야?” 


아이를 재촉하는 것 같은 말은 엄마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아이에게도 엄마의 불안을 전달하였다.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형태의 비판적인 말은 아이를 움직이게 하지 못하였다. 


“숙제를 미리 하지 않으면 저녁에 늦게까지 숙제를 해야 하니 내일 피곤할 것 같아서 걱정이야.”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자 엄마로서 잔소리가 늘었다. 불편한 마음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상태에서 말의 중심을 아이로 바꾸어서 표현을 했더니 훨씬 부드러워졌다. 아이들이 나름대로 중심을 잡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바랐다. 숙제를 늦게 시작해서 잠이 줄어든 것도 아이가 선택을 한 것이니 그것에 대해 엄마가 비난을 퍼붓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책임을 느끼도록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부끄러울 정도로 아이에게 말을 퍼붓기도 하였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기도 한 날도 많았다. 마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엄마인 나에게 중심을 잡아 주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엄마인 나를 찾아가며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 믿는 마음을 챙겼다. 아이의 행복은 건강하게 자라날 때 생겨나는 거고, 엄마는 아이가 그 길을 잘 갈 것이라고 믿는 게 필요했다. 아이가 스스로 잘 성장해 나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육아를 했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 또는 '엄마가 시켜야만 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아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나 학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충분한 경험을 통해 내용을 깊이 이해하게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이 답이었다. 학습만을 위한 독서는 백전백패다. 남들 다 하는 공부, 남들 다 아는 정보로는 답을 만들 수 없다. 그런 공부와 정보를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들은 지금도 많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직업이 아이들을 책으로 가르치는 일이다 보니 책을 도구로 삼기에 쉬운 환경이었다. 독서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책을 한 번만 읽어도 내용을 잘 기억하는 아이도 있었고, 일곱 살 무렵부터 꾸준히 일기를 써와서 초등 고학년인 시기에 한 페이지의 글은 어렵지 않게 써 내려가는 아이도 있었다. 논리가 명확해서 근거를 잘 찾는 아이도 있었고, 배경지식이 많거나 감정이 풍부한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아이들은 독서논술교사 엄마가 보기에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책 육아한다는 명분으로 자주 고함을 쳤고, 책에 대한 압박을 주었다. 그나마 첫째 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잘 따라오는 편이었지만 둘째 아이는 그러지 못하였다. 엄마의 짜증은 아이들을 주눅 들게 하였다. 어느 틈에 비교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엄마가 중심을 잡지 못하니 아이들이 휘둘렸다. 엄마가 독서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둘째 아이는 책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첫째 아이가 책을 잘 읽는다고 둘째 아이가 저절로 잘 읽게 되지는 않았다. 둘째 아이가 일곱 살이 되던 해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를 찾는 성찰을 시작하며 본질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엄마로서의 중심을 잡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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