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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의예니 Apr 19. 2024

봄이 언제 오냐고 마음이 물었다.

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봄의 온기가 전해졌으면.

마음이 물었다.

도대체 꾸역꾸역 음식은 밀어 넣는데

물은 언제 먹여줄 거냐고.


“조금만 기다려보자.

내 억울해서라도 봄의 맛을 느끼게 해줄게.”

마음을 토닥이고 다스린다.


그 체증을 외면한 채

이것이 운명임을 받아들인 채

살을 에듯 낯선 바람을 피부로 맞으며

다시 바람 방향으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었다.

소나기가 나를 흠신 두들겨대도

그 욱신거림을 찾아가며 한 줄기 있을법한 희망을 향해 돌진했다.


고통의 시간은 많이 따가웠고 서러웠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때로는 그 체함이 밀려와

억수 같은 눈물을 토해내기도 했다.


얼마나 수 많은 시간의 땅을 다지고

물을주고 다시 키워냈는지 모는다.


누군가 말했다. 인생은 공평하다고.

너에게 반드시 봄날이 올 거라고.


삶이 끝없이 나를 채찍질해도

잠시 부러진 날개를 다시 펴말리며

기다리고 있을 봄내음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했다.


드디어 그 봄이 소리 없이 문틈 사이로

스멀스멀 들어온다.


연거푸 찾아오는 좋은 일들에도

항상 잔이 넘치지 않는 평정심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삶의 철퇴는 오랜 세월 멍들게도 했지만

웬만한 시련과 흔들림에도 끄떡없는

단단하고 차분한 나를 빚어주었다.


오늘 60대이신 누군가의

카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봄이와도 아직 마음은 겨울”이라는 글을 보았다.


이 글을 읽는 끊임없이 삶의 아픔이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코 끝을 스치는, 마음을 잠시 멎게 하는 꽃내음이

전해졌음 한다.


보릿고개를 꺼이꺼이 넘기던 마음의 가난에도

어느새 조용히 봄이 찾아들어 퍼져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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