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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의예니 May 19. 2024

벼랑 위의 민들레에게.(창작 시)

벼랑 위에 핀 민들레야 괴롭다고 울부짖지 말라.

벼랑 위에 간신히 핀

작은 민들레 꽃아.


아무도 너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도

너무 슬퍼 말아라.


기댈 곳 없이

홀로 덩그러니 뿌리내려도

너무 외로워 말아라.


너를 지키고 있는

사연 많은 강인한 뿌리는

오늘도 너를 위해

부단히 땅 속에서

못질을 하고 있으니.


고된 서리가 두들기고

거친 비바람이

너의 뿌리를

연신 뽑으려 해도

너무

괴로워 말아라.


사람들에게

즈려 밟히는

들판에 핀

화려한 꽃들보다

넌 안전하니까.


벼랑 위 틈 사이로

가까스로 피워낸

너의 생명력과 의지에

힘을 얻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단다.


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말자.

네 운명이라

체념하지도 말자.


수많은

밤을 뚫고

새 아침을 맞아내는

너의 강단 있는 세월이


꽃 잎 하나하나의

빛깔에 배어있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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