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에 핀 민들레야 괴롭다고 울부짖지 말라.
벼랑 위에 간신히 핀
작은 민들레 꽃아.
아무도 너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도
너무 슬퍼 말아라.
기댈 곳 없이
홀로 덩그러니 뿌리내려도
너무 외로워 말아라.
너를 지키고 있는
사연 많은 강인한 뿌리는
오늘도 너를 위해
부단히 땅 속에서
못질을 하고 있으니.
고된 서리가 두들기고
거친 비바람이
너의 뿌리를
연신 뽑으려 해도
너무
괴로워 말아라.
사람들에게
즈려 밟히는
들판에 핀
화려한 꽃들보다
넌 안전하니까.
벼랑 위 틈 사이로
가까스로 피워낸
너의 생명력과 의지에
힘을 얻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단다.
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말자.
네 운명이라
체념하지도 말자.
수많은
밤을 뚫고
새 아침을 맞아내는
너의 강단 있는 세월이
꽃 잎 하나하나의
빛깔에 배어있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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