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함에서 벗어나다
고이고이 많은 사람이 들려가는
흘러가는 강물에
사내는 세월을 낚는다.
속세의 번뇌를 던져두고
따가운 햇살의 일렁임을 동지삼아
이야기를 낚싯줄에 늘어놓는다.
해가지고 달이 피어
고요함이 기지개를 켜면
마음의 넘실댐을 씻은 채
사내는 공(空)을 낚아
유유히 사라진다.
고통도 슬픔의 뿌리도
강물에 흔들어 씻고 나면
요람에 쌓인 아기가
순수히 모습을 드러낸다.
저기 저 무거움을
미끼로 던져두고
소중한 것들을 하나 둘 읊어본다.
순수한 사랑과 가족,
세상의 영원할 만한 것들을
날실과 씨실로 엮고 엮어
사내는 새로운 오늘을 둘러맨다.
무소유의 탁함을
비로소 벗겨낸 채
온몸으로 눈물겹게
발가벗은 아름다움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