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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영변호사 Mar 25. 2021

진달래 꽃에게

삶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을 생각하며

진달래 꽃에게


얘들아,

진달래 꽃구경하러 가자


연한 분홍빛으로 살포시

앞 산 물들인 진달래 꽃 만나러 가자


겨우내 너는 어디 갔다 왔느냐

봄날 햇볕의 따스한 초대받아

수줍음으로 다시 찾아왔구나


속 훤히 내 보이는 겨울 산속에서

잠잠히 오늘을 기다려왔느냐


네 가슴에 품은 가녀린 희망을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뿌려 놓았구나


추운 겨울은 저 산 너머로

넘겨 보내고

네 꽃잎은 따사로운 햇빛 받아

생명을 반사하는구나



그동안 험한 바위 밑

좁고 비탈진 곳에 외로이 서 있었느냐


너의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며 서 있었느냐


차가운 산속에서

분홍빛 가슴을 부여잡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았느냐


서럽고 가냘프게  

너는 산속의 희망이 아니었느냐


봄날 너의 분홍빛 아름다움에

온 산이 깜짝 놀라지 않았느냐


온 숲이 숨죽이며

너의 봄날 피어남을

지켜보지 않았느냐


가슴에 흘린 눈물은

저리 산 밑으로 곱게 흘려보내고

온 산의 푸르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지 않겠느냐


바람에 떠는 가슴

살포시 부여잡고

내년의 연분홍을 다시 피워내야 하지 않겠느냐


절한 너의 희망의 꽃잎에

가던 길 멈추고

혹 떨어질까 조심스레 너를 품는다


얘들아,

진달래 꽃구경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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