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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겨리 Nov 19. 2024

그날의 언어

모른 척하던 말이 그립다.

그날의 언어는 전부였어

당신은 아까울 게 없었지

전부를 주고도 모자라 무언가를 찾았던 시간

나를 쏟아붓던 그 말


얼마 남아 있는지 몰라 두려웠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웠지

내가 사라지는 것보다

너를 볼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시간을 떠난다는 게

 그때 알게 되었어 우리는 우리어야 한단걸


기억되고 싶은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었어

더 이상 아쉬울 게 없도록 사랑했지

후회 없이 사랑했던 티끌하나 남지 않은 가슴으로

사랑하고 싶은 만큼 사랑했던 그대

사랑할 수 있어서 고마웠던 시간


먼 훗날 기억되겠지

잊을 수 없고

지울 수 없으며

처음처럼 처음같이 다시 처음으로

10번을 지워서 사랑했던

내 곁에 나란하던 느낌표


달짝이는 입술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던

글자 그대 이름

부르다 잠든 노래

다시 말하고 싶은 속삭임

그날의 언어

말해도 모른 척하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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