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은 듯 살고
기억하듯 잊어라.
기억으로 살다가
먼 훗날 잊을 것을
철석같이 믿다가
그랬냐는 듯 모를 것을
긴 세월 살아가며
제 몸으로 증명했건만
오늘은 어제 같지 않을 거라
내일은 지금처럼 선명하려니
분명히 그랬었던 흐릿한 어제에게
나도 모르게 끄덕이며 지고 말았다.
잊은 듯 살다가 불연히 찾아오는 너에게
기억하듯 잊었다가 내가 되었음을
어찌 나만 몰랐던가.
잊은 듯이 알고 있노라
기억하듯 잊었노라.
사랑을 버려 사랑하고
사랑을 벼려 잊었노라.
- 잊은 듯이 -
(매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일 올리는 글의 수고가 다시 나에게 잘했다고 보람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