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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은 듯이

* 망각은 천사야, 다 잊게 만들지 *

by 글하루

잊은 듯 살고

기억하듯 잊어라.

기억으로 살다가

먼 훗날 잊을 것을


철석같이 믿다가

그랬냐는 듯 모를 것을

긴 세월 살아가며

제 몸으로 증명했건만


오늘은 어제 같지 않을 거라

내일은 지금처럼 선명하려니

분명히 그랬었던 흐릿한 어제에게

나도 모르게 끄덕이며 지고 말았다.


잊은 듯 살다가 불연히 찾아오는 너에게

기억하듯 잊었다가 내가 되었음을

어찌 나만 몰랐던가.


잊은 듯이 알고 있노라

기억하듯 잊었노라.

사랑을 버려 사랑하고

사랑을 벼려 잊었노라.



- 잊은 듯이 -





(매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일 올리는 글의 수고가 다시 나에게 잘했다고 보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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