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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이란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 해탈은 연말 보너스다. 완전 다른 지갑이 된다. *

by 글하루

해탈이란

완벽가지 않은 것들에

불안감이 없다는 것


- 승찬선사 -




이 말을 보면서 난 편안해졌다.

고달픈 100점의 인생에서 벗어나 85점의 인생으로 더 즐겁게 살게 되었다.


왜 100점을 맞아야 하는가?

완벽하게 공부하는 이유는 점수일까 행복일까?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인생의 채점방식은 좀 다른 듯하다.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 공부하지만 정작 100점에 얽매여 불행한 것이 인생이다.

85점까지는 노력에 영역이니 내가 할 수 있고,

나머지 15점은 재능과 운의 영역이니 거기는 기분 좋게 행운과 운명에 맡겨도 좋다.


진인사 대천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말은

그래서일까 100점의 인생을 살라는 말이 아니라

85점의 인생으로 사는 게 온전한 완벽이란 생각을 들게 했다.


강을 건너는 다리에 틈 같은 금이 있어야

여름과 겨울의 팽창과 수축을 견디며 무너지지 않듯

완벽한 100점은 가득 차서 부러지는 다리가 될 수 있다.

빈 공간은 쿠션으로 완벽한 가득함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몽블랑 만년필을 갖는 게 소원이었다.

그 비싼 만년필로 글을 쓰면 정말이지 열심히 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마디고 간지가 난다.

글이 간지 나게 나오지 않겠지만

글을 쓰는 나는 만년필로 간지가 좔좔 흐를 것이라고 상상했다.


어찌하게 긴 시간에 돈을 모아 그토록 원하던 노래하던 몽블랑 만년필을 샀다.

너무 좋아서 좋다 보니 아까워서 잘 쓰지도 못했다.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모습으로 좋았고,

흰 종이 위에서 만년필을 손에 신고

글의 스케이트를 타는 느낌은 내가 김연아였다.


그러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몽블랑 만년필보다 조금 더

두툼하고 고전적인 모양의 몽블랑 만년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또 욕심이 생겼다.


완벽한 몽블랑 만년필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더 완벽한 몽블랑 만년필을 알게 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만년필은 만족감을 잃어버렸다.

마음은 여기에서 저기로 허락없이 떠나버렸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완벽한 것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한다.

깨끗하게 닦인 반짝이는 유리창에 미세한 먼지를 앉혀

다시 닦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든다.


눈으로 보다가 돋보기로 보고 다시 현미경을 들이대면 답이 없다.

멈춰야 한다.

내 소원을 현미경으로 보면 욕심이 보인다.

그 끝은 분자와 원자와 양성자와 전자로 나뉘며

그 끝은 다시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를 안내한다.


가진 것에 만족하자.

가질 수 없는 것을 세다 보면 어느새 가진 것도 연기처럼 흩어져서

동전하나 없는 비어있는 지갑만 남게 된다.


완벽이란 세상에 있지만 완벽한 것은 결코 없다.

각각의 존재로는 완벽해도 이것과 저것이 합치면 흠이 생기게 마련이다.

완벽히 아름다운 여자와 완벽하게 멋진 남자가 사랑해서 결혼해도

살다 보면 다투고 싸우는 게 인생이다.


욕심이란 것이 완벽한 것일지라도 완벽하게 만들지 않는다.

멈추고 만족하는 지혜가 완벽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한다.

넘치게 먹으면 배탈이 기다리고 있다.


굳이 절에 가지 않아도 오늘의 생활에서 해탈할 수 있다.

버리면 갖게 되는 것을 알 때 지혜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볼 수 있다.

해탈은 만족과 행복의 출발선이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불안감이 없으면 모자라도 행복하다.




(매일 글을 올립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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