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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보여줘

* 습관은 가려운 등이야, 나 혼자는 힘들어 *

by 글하루

실패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정의된다.


(누군가의 글에서)




이대호 선수는 은퇴 후 후배들을 지도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대호 선수가 유신고 야구부에 갔을 때의 일이다.

마운드에서 여드름이 활짝 핀 고등학생 투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여드름은 청춘의 꽃, 여드름처럼 인생도 활짝 피기를)

투구 동작을 시작하고 공을 힘껏 던졌다.

"댕"

공은 포수를 지나 뒤의 철기둥에 맞았다.

빠른 공은 핸들이 없는 자동차였다.


이대호 선수가 말했다.

"딱 집중, 집중을 못하잖아. 봐라. 한 번 두 번 세 번 또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공한번 던지는데 지금까지 여섯 번 눈동자가 자꾸 돌아가잖아."

비디오 화면을 보며 주위사람들도 번갈아 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러네."


이대호 선수가 투수를 불러서 물었다.

"못 느꼈나?"

"예."

투수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카메라 보여줘, 일루 와 봐. 이건 봐야 알아."

투수는 자신의 투구동작을 찍은 화면을 보았다.


투구 동작에 들어간 투수는 포수를 보면서도

눈동자는 포수의 미트에 집중하지 않고 위아래로 계속 딴 곳을 봤다.

투수는 자신의 습관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투수 자신도 놀라며 끄덕였다.


투수는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동작을 시작한 투수는 눈을 깜박일지언정 포수의 미트에서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집중했다.

"퍽"

스트라이크였다.

공은 정확하게 홈플레이트를 지나 포수의 정면중앙에서 멈췄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큰 차이를 만들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티끌 모아 태산이 되듯,

작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며 관성을 만들고 금고에 차곡차곡 쌓여 덩어리가 된다,

쓰레기 덩어리가 될지 금덩어리가 될지는 습관이 말해준다.

시간을 쌓으면 작지만 작지 않다.


살다 보면 실패할 수 있다.

실패는 나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과정이다.

낮과 밤이 하루이듯 실패는 성공의 일부이다.


실패하고 있다면 한 번 돌아보자.

지혜로운 사람에게 물어보고 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내 등의 점도 보지 못한다.


실패는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내일은 성공으로 정의될 수 있다.

걸림돌이 될지 디딤돌이 될지는 내일이 돼야 알 수 있는,

부산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르는 필요한 과정이다.




(매일 글을 올립니다. 끊기면 끊길까 봐 끊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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