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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류 바닐라 Oct 10. 2019

미니멀리스트의 면죄부

책리뷰| 마음껏 쓰고 싶은 문구인

#야밤독서 #아무튼문구 #김규림 #문구인 #취향 #다꾸 #공부는장비빨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사는 나의 태도는 매달 매주 혹은 3일마다 작심을 해야 하는데.

뼈 속까지 문구인인 나는 약간의 자책을 일삼으며 #상상마당 과 #호미화방 과 #텐바이텐 과 #천삼백케이 등을 수퍼마켓보다 자주 간다.

이 <아무튼, 문구>를 읽으며 #블랙윙 연필과 지우개, 단종됐지만 찾고 찾아서 찾아낸 #사쿠라젤리롤 #문라이트418 과 #다이모 테잎 등을 사재기하면서 #CBB @circusboyband  #mmmg 도 기웃거리며 삽질과 돈 지랄로 여겨온 나의 작은 문방구 쇼핑에 면죄부를 받은 기분이다! #ohdear

돈보다 시간을 들여야 하는 칼로 연필을 깎는 느릿한 순간을 즐기기도 한다. 예쁜 아이폰을 만들어준 스티브 잡스에게 경의를 표하며 너무나 예쁜 하양이 리모콘으로 3D 매뉴얼에서 나는 경쾌한 소리 후 영화 예고편을 볼 수 있는 하양이 맥북을 시작으로 지금의 골드 맥북과 아이폰, (김규림 작가가 정의한) 진보된 형태의 문구인 아이패드는 그림자처럼 나와 함께하지만, 매일 구지 수고하여 태엽을 감아야 하는 내 시계도 좋다. 며칠 깜빡하여 뜯지 못하면 달력 날짜가 멈추는 일력도 좋다. 클라식한 시계, 노트, 독서대, 연필이 좋다. 클라식한 소품과 문구가 천지로 나와서 <해리포터>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쓸데없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쓸모없는 물건이다.-p.95
이 대목은 예술을 이해하는 데 크게 한몫한다고 밑줄그어 기록해놨다.

굳이 거칠게 요약하지 않아도 <예술>이 없어도 인간은 죽지 않는다. 문화를 즐기고 유지하는 데 국가와 기업은 엄청난 돈을 쓰고 과거부터 예술가들은 끝없이 작품을 만들어 내거나 그려낸다. 왜? 삶이 풍요로워지니까. 그렇다. 세상은 결코 실용성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글씨체>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어릴 땐 흔치 않은 기회에 우체국에 가게 되면 창구 직원의 책상 한구석에 수북이 쌓인 도장에 환장했다. 소름 끼치는 공연을 본 후 자리를 뜨지 못하는 것처럼 가만히 서서 도장 속 디자인을 계속 봤던 기억이다. 도장마다 글씨와 숫자와 기호가 환상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편지 봉투에 찍히면 짜릿하고 좋았다. 지금도 전 세계 우체국 도장이나 공항에서 여권에 찍어주는 도장 중 예쁜 것을 찾으면 전율을 느끼며 안도한다.(써놓고 보니 좀 이상한 집착인가…) 지금은 내가 직접 디자인한 도장을 모은다. 하하.

외국에 가면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담고 있는 <안내판>이나 바닥에 그려진 교통 <기호> 등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나 같은 사람이 있구나 하며 나의 <이상한 집착>에 조금 안심하기도 했다. 하하

나도 작은 문구의 힘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였다. #미니멀리스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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