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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Dec 08. 2019

남자들은 왜 입 주위에 뾰루지가 생길까?

면도, 그 끊임없는 벌초작업. 올바른 면도 방법은?

안녕하세요. 제천 현무열피부과 원장 현무열입니다.


평생 3000시간, 140일, 2만 번.

남자들이 면도에 들이는 시간입니다.


면도를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욱신 거리는 통증과 함께 입 주변에 빨갛게 모낭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면도를 했을 뿐인데, 염증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면도 후 발생하는 모낭염을 razor bumps 또는 pseudofolliculitis barbae라고 부릅니다.

위 사진처럼 입가나 턱, 목 등에 면도하고 나서 빨간 것들이 튀어나오고 살짝 곪기도 하는데 빨리 없어지지도 않고 매우 아픕니다.





면도가 염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면도한 털이 구부러지게 자라서 옆의 피부를 찌르는 경우 (흑인에서 많음)




2. 너무 짧게 잘린 털이 모낭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안쪽으로 자라서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



3. 면도 방식이 잘못되어 피부를 손상시켜 염증이 유발되는 경우




이 중에서 동양인에게는 2번과 3번의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결국 염증이 유발되는 요인은 너무 짧게 면도를 하거나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과도하게 면도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럼 전기면도기와 날 면도기 별로 어떻게 면도를 해야 모낭염을 줄일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1. 전기면도기

쇠로 된 피부 보호망 안쪽으로 들어온 털을 깎는 전기면도기 날의 운동방식에 따라 

로터리 방식(회전형)과 포일 방식(직선운동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왼쪽이 로타리방식, 오른쪽이 호일방식



1) 로터리 방식

회전하는 금색 칼날이 가는 틈새로 들어온 털을 회전 하며 절삭하는 방식입니다.

3개의 원형이 관절을 가지고 있어 굴곡진 피부에 밀착하기 수월합니다.

가운데 면도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면도기 면적에 비해 면도되는 면적이 적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포일형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가격도 비쌉니다.



2) 포일 방식

망안에 들어온 털을 칼날이 양쪽으로 움직여가며 절삭하는 방식입니다.

편평한 피부에서는 로터리보다 효율적으로 절삭되며 날의 움직임이 직관적이라 면도하기 수월합니다.

다만 굴곡진 피부에 취약하기 때문에 면도가 덜 되거나 상처 입을 수 있습니다.

로터리형에 비해 저렴합니다.



3) 전기면도기의 장점과 단점


장점

- 건식 면도가 가능하다(시간, 장소 제약 없음)

- 돈이 있어 보인다

- 베일 염려가 없다

- 기전상 날 면도보다 염증 유발을 덜 할 수 있다


단점

- 비싸다

- 면도하는 모습이 날 면도기보다 남자답지 못하다

- 보호망 두께 + 보호망과 날과의 간격만큼 털이 남게 된다

- 날 교체와 세척이 날 면도기에 비해 어렵고 비싸다

- 밀착하는 경우 날 면도기와 마찬가지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 충전이 필요하다



2. 날 면도기

날 면도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진화해왔습니다.

단일 날에서 다중날로, 윤활밴드가 추가되었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위한 관절이 추가되었고, 진동을 통해 마찰력을 줄일 수 있게 발전했습니다.


다중날은 단일 날에 비해서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피부를 넓게 펴주고 압력의 고른 분산을 통해 면도날에 피부가 끼이는 현상을 막아주어 안전한 밀착 면도가 가능해집니다.


첫 번째 면도날이 지나갈 때 수염을 깎는 과정에서 피부에서 수염을 살짝 들어 올립니다. 수염이 완전히 제거되기 전에 다음 날이 수염의 더 밑부분을 깎게 되는데, 이 과정을 ‘이력현상’이라고 하며 다중날이 단일 날에 비해 더욱 짧은 절삭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날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5-7중 날이 추천되는 것입니다. 





날 면도기 뒤쪽의 트리머는 아는 분도 거의 없고 사용하는 분도 거의 없을 것 같네요.


면도기 아래쪽의 고무밴드는 피부를 펴주는 역할을 하고 면도기 위쪽의 윤활밴드는 면도날이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마찰열과 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진정시키기 위한 수분 공급 성분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윤활밴드가 소모되어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날 면도기 다중날의 간격은 면도 성능과 세척력을 고려하여 만들어집니다. 면도날 사이에 낀 이물질은 대부분 위에서 앞으로 물만 뿌려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간격을 넉넉하게 띠워 놓았습니다. 따라서 사용하고 물로만 대충 헹궈도 이물질이 끼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면도기 날 표면에 각질이나 비누 때가 끼는 것 자체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면도날이 상하기도 전에 날이 둔해져서 절삭력이 떨어지게 되고 한 달에 한번 이상 면도날을 교체해야 되는 이유가 됩니다.







날 면도기의 대표적인 회사 질레트와 시크, 그리고 일본 회사로 오해받는 우리나라 도루코가 대표적인데요.

시크와 도루코는 그나마 저렴하지만, 질레트 면도기는 매우 비쌉니다. 날도 무척 비싸죠.


그래서 최근에는 정기구독처럼 저렴하게 면도날을 정기 배송해주는 회사들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좀 더 저렴하게 날 면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날 면도기의 장점과 단점


장점

- 깔끔한 면도가 가능하다

- 면도하면 남자가 된 느낌이며, 멋있다

- 슥슥 밀 때의 손맛

- 전기면도기에 비해 경제적이다

- 무딘 날을 교체하기 쉽고 저렴하다


단점

- 무조건 습식 면도를 해야 한다

- 베이기 쉽다

- 기전상 모낭염을 유발하기 좋다



3. 모낭염 없이 면도하는 법

1) 수분 공급

수염의 강도는 구리선과 비슷한 정도이기 때문에, 무척 고강도의 노동을 매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수염의 강도를 낮추다면 무척 효율적으로 면도를 할 수 있겠죠? 


무척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수분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수분을 공급하면 털이 불어나면서 지름이 더 두꺼워지고 부드럽게 변합니다.



촉촉한 수염은 메마른 수염보다 강도가 약해 쉽게 절삭되는 반면 메마른 수염은 절삭이 잘 안되고 절삭력에 저항하기 때문에 수염이 더 당겨지고 당겨진 채로 잘리다 보니 수염이 더 길게 남게 됩니다. 


1분 이상의 수분 공급이 필요한데요, 시간 절약을 위해 세안을 먼저 하고 이후에 면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세안을 하게 되면 털에 수분이 공급될 뿐만 아니라 각질층에도 수분이 공급되어 매끈해지고 피부 표면이 정리되며 면도에 더 최적화된 피부 상태가 됩니다.


2) 중력 방향으로 면도하기

볼과 목의 피부는 약간 특성이 다릅니다.


볼 쪽은 모낭이 튀어나와있지 않고 중력에 의해 약간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자라 있는데,


목 쪽은 모낭이 튀어나와 있고 털이 모낭의 지지를 받기 때문에 볼보다 기울어짐이 덜합니다.



털은 자라나는 방향이 모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쪽으로 기울어 자라게 됩니다.



중력 방향으로 위에서 아래로 면도를 하면 약간 길게 면도가 되기 때문에 조금 덜 깔끔하게 면도가 되더라도 모낭염이 생길 일은 거의 없습니다.


중력을 거스르는 아래에서 위로 면도를 하면 털이 더 많이 당겨지는 만큼 더 바짝 면도가 돼서 면도는 깔끔하게 되더라도 너무 짧게 잘린 털이 생겨 모낭염이 유발되기 쉬워집니다.


목은 모낭이 튀어나온 만큼 너무 강하게 눌러서 면도를 할 경우 모낭이 다치기 쉽게 때문에 슬라이딩하듯이 가볍게 면도를 하는 것이 좋고 방향 역시 아래에서 위보다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게 좋습니다.



3) 너무 밀착하지 않기

날 면도기로 면도한 털과 전기면도기로 면도한 털의 단면을 비교한 사진입니다. 


모든 털이 저렇게 면도가 되진 않겠지만 기전상 이력현상이 일어나기 힘들고 날의 단면이 작은 전기면도기의 특성상 깔끔하게 잘리기보다는 뜯겨나가듯이 면도가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날 면도기가 전기면도기보다 면도라는 본질에는 더 충실하다고 볼 수 밖에는 없는데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날 면도기를 쓰라는 것은 아니고 전기면도기는 덜 깔끔하게 면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면도 자체도 그렇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안전망 두께+안전망과 날과의 간극만큼 털이 길게 남을 수밖에 없죠. 


이걸 받아들이고 포기하면 좋은데 이걸 해결하기 위해 전기면도기를  강하게 눌러서 면도를 하면 털과 모낭이 같이 손상될 수 있어 모낭염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날 면도기에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정도 털이 남겨져야 염증이 안 생기는데 너무 강하게 면도기를 피부에 밀착시키면 털도 짧아지고 피부가 끼이거나 모낭이 손상되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면도기를 누르는 게 아니라 미끄러뜨리듯이 가볍게 면도하는 것이 모낭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4) 제모하기

털이 아예 없어진다면 면도를 할 일이 없어지겠죠. 최근에 제모 가격이 무척 저렴해져서 전기면도기 하나 살 돈으로 5-10회 제모를 받을 수 있습니다. 

레이저 제모로 털이 안 나면 얼굴도 훨씬 어려 보이고 24시간 내내 깔끔할뿐더러 면도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모낭염으로부터 해방됩니다.

모낭염이 생기면 통증도 통증이지만 나이가 들 수록 없어지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흉터와 색소침착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를 완전히 근절할 수 있기 때문에 면도하기 싫고 털이 없어도 상관없는 분들이라면 레이저 제모를 고려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제모했는데 완전 신세계입니다. 면도에 시간도 안 쓰고 모낭염도 안 나고 면도기 안 사도 되고.





결론

1. 모낭염 없이 면도하려면 깔끔한 면도를 포기하는 게 좋다 (너무 깔끔하게 하려다가 염증 생긴다)

2. 세 가지를 기억하라

- 세안 후 면도

- 중력 방향으로 면도

- 너무 누르지 않기


3. 면도기 날을 잘 세척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여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4. 개인적으로는 날 면도기> 전기면도기

5. 레이저 제모로 모든 고통과 번뇌로부터 해방되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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