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겁에 질려 진료실로 들어온다.
아이는 진료실 의자에 앉아 긴장한 얼굴로 앉아있고, 엄마가 설명을 시작한다.
"우리 아이 발에 티눈이 생겼어요."
아이에게 양말을 벗게 하고 병변을 살펴본다.
"사마귀네요."
발바닥 또는 손가락에 평상시랑 다른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아이가 발견해서 엄마한테 말했을 수도 있고, 부모가 발견했을 수도 있다. 티눈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지켜보기로 했더니 크기도 커지고 개수가 늘어나서 피부과에 방문하게 된 것이다.
"사마귀요? 사마귀 근처에도 안 갔는데 사마귀가 생기나요?"
아주 간혹 사마귀가 곤충 사마귀로부터 옮는 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우선 사마귀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피부 또는 점막에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발생하여 표피의 과다한 증식이 초래된다.
사마귀 감염된 사람이 바이러스를 사물 표면에 묻힌 걸 만지거나 밟게 되면 사마귀가 피부 각질층을 통과해 표피세포에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피부가 얇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감염되기 쉽다. 특히 피부가 약해지는 습한 환경과 맨발로 활동하는 공간이 합쳐지면 더욱 감염이 잘 일어나게 되는데, 주로 수영장, 태권도장, 줄넘기 교실 등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감염이 되면 병변이 점점 튀어나오고 커지게 되고, 그 부위를 손으로 만지거나 땀이 흘러서 주변부나 신체 다른 부위로 퍼지게 된다.
또한 집에서는 맨발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들한테도 옮기기 쉽고, 특히 욕실 슬리퍼를 통해 전염시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발바닥 사마귀가 있다면 욕실 슬리퍼와 수건은 무조건 따로 써야 하고 평상시에도 양말이나 슬리퍼를 신고 생활하여 바이러스를 묻히고 다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티눈은 오랫동안 특정 부위가 각질이 아주 두껍게 만들어지도록 압박을 받아 각질세포들이 변성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전문적으로 심한 운동을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면 아이들에게서 티눈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사마귀 초기 병변은 티눈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명심하자. 아이들에게는 티눈이 생기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빨리 치료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 손발에 무언가 생겼다면 얼른 피부과에 방문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