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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Sep 28. 2022

만성 두드러기의 치료

"원장님. 언제까지 약을 먹어야 할까요?"

"요즘에도 약을 안 먹으면 가렵고 두드러기가 올라오나요?"

"이틀까지는 괜찮은데 딱 3일째만 되면 가려워지기 시작해요. 약을 안 먹을 수가 없어요."

"지금 1년 정도 드셨는데, 만성 두드러기 같은 경우 1년 내에 좋아지는 경우들도 많지만, 더 길어지는 경우들도 있어서 꾸준히 약을 드시는 수밖에는 없어요."

"왜 이런 거예요. 답답해 죽겠어요."

"알레르기 검사에서 원인이 나오는 경우나 물리적인 요소에 의해 발생하는 등 원인이 분명한 경우도 있지만 환자분처럼 원인을 모르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에요."

"몸에 무슨 큰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걸까요?"

"갑상선 이상이나 다른 자가면역질환이랑 연관돼있는 경우들도 있는데, 그런 건 큰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셔야 해요."


피부과 질환은 모호하고 불분명하며, 만성적이고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 정말 많은데, 만성 두드러기도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반적인 두드러기는 인구의 20%가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으로, 가렵고 따갑기도 하며 넓적한 팽진이나 작은 구진 같은 형태를 띠기도 하는 등 임상양상은 다양하다.


급성과 만성을 나누는 기준은 6주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호전되면 급성 두드러기로 6주 이상 유지되면 만성 두드러기로 진단한다.


급성 두드러기의 경우 식품, 약물, 감염 등에 의해 나타나는데 원인이 소실되면 호전된다.

만성 두드러기는 6주 이상 유지되면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삶의 질이 무척 저하된다. 원인도 불확실하고, 치료 역시 원인을 모르다 보니 증상 호전을 위한 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 심한 가려움과 수면장애, 피로감과 치료제 이상반응 등으로 힘들어하며, 우울, 불안, 강박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원인과 관련하여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자발성원인이 분명한 유발성으로 나뉜다. 유발성의 경우 한랭, 압박, 일광, 진동, 콜린성, 접촉성, 수인성 등 물리적인 원인이 흔하며, 의심되는 경우에는 유발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물리적인 원인이 아닌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한 MAST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 검사에서 원인이 나오지 않으면 검사로 원인을 찾기는 힘들고, 환자가 경험을 토대로 유추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도저히 원인을 못 찾는 경우 자발성으로 분류하게 된다.


다른 장기나 내부적인 이상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상당히 많은데, 실제로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갑상선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고,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도 높으며, 드물게는 악성종양과 연관성이 있는 경우도 있다. 만성 두드러기가 있다고 해서 이러한 질환들을 다 검사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 모르기 때문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드리며, 반드시 확인을 원하는 환자의 경우 대학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진행하시도록 안내한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위주로 치료하게 되는데, 보통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1종류 또는 2종류를 복용하며, 증상이 호전되면 유지를 하고, 2주 이상 복용하는데도 호전이 안되면 복용하던 항히스타민제를 2-4배까지 증량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우리나라 보험기준 상 다른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를 추가하는 식으로 증량하게 된다. 항히스타민제를 증량하는데도 1-4주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싱귤레어라는 상품명으로 유명한 류코트리엔 길항제를 추가한다. 잘 때 많이 가려운 경우 졸음 부작용이 있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추가하고, 급성 악화가 발생하는 경우 2주 이내로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임산부나 수유부의 경우 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에 안전한 로라타딘, 데스로라타딘, 세티리진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1세대 중에서는 클로로페니라민을 쓸 수 있지만 태아에 진정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2세대 사용을 더 추천한다.


또한 악화 요인을 피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술이다. 술은 한 모금만 마셔도 알레르기 반응이 악화되므로 증상 조절을 원한다면 절대 마시면 안 된다.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상황으로 뜨거운 물로 마찰을 많이 하는 샤워를 하거나 속옷이 꽉 끼면서 압박을 하는 경우, 햇볕을 많이 보는 경우나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경우들도 알레르기 반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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