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붓고 가려워서 왔어요."
"어디 한번 볼까요? 발가락이 많이 부었네요. 언제부터 그랬어요?"
"한 일주일 정도 됐어요."
"이번에 처음 생긴 건가요?"
"겨울마다 그러긴 했는데, 원래 저절로 없어지다가 올해는 잘 안 없어져서요."
"평상시에도 지금처럼 얇은 운동화 신고 다니나요?"
"그렇기도 하고 일하는 데가 추워서 발이 찬 편이에요."
"발은 다친 적은 없는 거죠?"
"네."
"동창이라는 질환입니다."
"네? 동상이요?"
"아니요. 동창이라는 질환이 있습니다. 발이 너무 차면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에요.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려움을 호전시킬 수 있게 먹는 약을 드릴 테니까 드시고요.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 주셔야 되고 지금보다 더 두꺼운 신발을 신으시되 너무 꽉 끼지 않게 해 주세요."
겨울이면 10-20대의 마른 여자분들이 발가락의 염증으로 병원에 내원한다. 대게 얇은 양말에 컨버스 같은 얇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렵거나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 물집도 발생하며 세균 감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동창이라는 질환인데, 환자들에게 동상은 익숙해도 동창은 조금 생소하다.
동상은 겨울에 너무 추운 곳에 오래 노출되어 조직이 얼어서 생기는 피부조직의 손상이고, 동창은 얼지 않을 정도인 2-10도 정도의 차고 습한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생기는 염증반응이다.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은데 추위에 장시간 반복적인 노출 시 혈관이 마비되어 수축하는 현상이 초음파를 통해 확인되었고, 이 혈관 수축에 의한 혈류 공급장애로 인한 염증반응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다른 견해로는 다시 따뜻해지면서 혈관이 확장될 때, 동맥 확장에 비해 정맥확장 반응이 느려서 생기는 병목현상으로 인해 조직에 삼출액이 발생하고 염증이 발생한다는 견해도 있다.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말초부위에 잘 생기기 때문에 심장에서 가장 멀면서 추위에 노출되기 쉬운 귀, 발가락, 손가락 등에 주로 발생하며, 체온 유지가 어려운 어린이, 노인, 여자, 특히 마른 사람에게서 잘 생긴다.
치료는 예방적으로 추위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말단 부위의 방한도 중요하지만 전신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너무 압박되는 의류는 피해야 한다.
일단 동창이 발생하면 조직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잘 관리해주면 2-3주 내에 자연적으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가려움이나 통증이 참기 힘들거나 조직 손상이 심한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만성적으로 동창이 유지되는 경우, 혈관 이완제를 통한 치료가 가능한데 혈압약으로 쓰이는 칼슘채널 블로커 중 니페디핀 10mg 3번 혹은 20mg 2번, 혹은 암로디핀 2.5mg 혹은 5mg 하루 한번 복용하기도 하는데, 홍조와 두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외에도 니코틴아미드 500mg 3번, 펜톡시필린 400mg 하루 3번 복용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