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뇌졸중의날 특집 3편 와파린과 상호작용하는 의약품 총정리
이전 글에서 뇌졸중의 증상과 보편적 예방약• 혈전 치료제인 항응고제 와파린의 신기한 역사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와파린은 과거 쥐약의 대명사로 통했을 만큼 쥐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인간은 몸 속 비타민 K의 존재 덕분에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와파린(쿠마딘)을 다른 의약품 또는 영양제와 함께 복용하면 빈번히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답니다. 약물상호작용으로 항응고 효과가 강해지면 위험한 출혈이 발생하고, 반대로 효과가 약해지면 혈전 같은 다른 문제로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참 복잡하죠?
오늘은 3편에 걸친 뇌졸중 특집의 마지막 편입니다. 이번에는 와파린 같은 항응고 약물을 복용하시는 분들이 상호작용을 조심해야 할 약물을 총정리해 알려드릴게요. 아래에 언급된 약을 드시려는 분들은 꼭! 사전에 의학 지식을 갖춘 전문가와 상의하시고 나서 복용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혈소판(Platelet)은 지혈을 담당하는 세포입니다. 평소에는 피 속을 떠돌다가, 혈관에 상처가 나면 손상된 부분에 모여들어 서로 엉겨 붙는 응집 작용을 통해 피를 멎게 하죠. 그런데 혈액 응고 저하제, 항혈소판제,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일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아스피린 같은 약물들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혈소판의 응집을 방해하는 작용을 해요. 이런 약을 와파린과 함께 사용하면 항응고 효과가 중복되면서 출혈 위험이 증가해요.
항균제도 와파린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입니다. 이전 편에서 알려드린 것처럼, 비타민 K는 우리 몸의 지혈 작용을 하는 혈액 응고 인자의 합성과 연관된 물질이에요. 항균제를 복용하면 비타민 K2(메나퀴논Menaquinone)를 자연적으로 생성하는 장내 박테리아가 줄어들고, 그 결과 혈액 응고 인자도 감소하게 된답니다[2]. 항균제를 먹어 비타민 K2가 부족한 상태에서 와파린을 사용하면 출혈 위험으로 이어지기 쉬우니 꼭! 전문가와 상의하시고 복용 여부를 결정하세요.
※비타민K가 궁금하시다면? 이 매거진을 읽어보세요!
부정맥 치료제인 아미오다론(Amiodarone)도 와파린을 함께 사용하면 출혈 위험이 증가하는 약물이에요. 아미오다론은 와파린 분해 효소를 억제해서 결과적으로 항응고 작용을 강화해요. 그리고 아미오다론은 요오드(또는 아이오딘; I)가 많이 포함된 약이어서 장기간 사용하면 갑상선 기능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가능성이 생긴답니다. 갑상선 기능이 증가하면 혈액 응고 인자가 감소하며 와파린의 항응고 효과가 커지고 출혈 위험도 함께 높아져요. 그래서 아미오다론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와파린을 사용할 때는 꼭! 전문가의 지도 하에 진행해야 합니다[4].
위염•위궤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시메티딘(Cimetidine)도 와파린의 대사를 막아 혈액 응고 저해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답니다. 시메티딘이 간에서 와파린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들의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이에요.
세로토닌(Serotonin)은 보통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위에서 언급한 혈소판을 통해 혈액 응고 과정에도 관여해요. 그래서 파록세틴(Paroxetine) 같은 일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는 혈소판에 저장된 세로토닌의 분비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혈소판의 응집을 막아[5] 와파린의 항응고 효과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커요.
한편 플루옥세틴, 세트랄린(또는 설트랄린) 같은 다른 SSRI은 와파린을 분해하는 대사 효소의 작용을 방해해 항응고 효과를 더 강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평소 와파린을 사용하던 분이 우울증 치료를 시작할 때는 꼭! 의료진에게 복용 사실을 밝히고 처방을 조정하셔야 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발작을 방지하는 항전간제(간질 치료제)인 페니토인(Phenytoin)도 와파린과 상호작용을 해요. 그런데 이 약은 복용 기간의 장단에 따라 약물상호작용의 정도차가 달라지는 특성을 보입니다. 페니토인을 사용한 직후에는 와파린의 효과가 강해져 출혈 위험이 커져요. 하지만 페니토인을 장기간 사용하면 할수록 항응고 효과가 점점 줄어든답니다. 이는 페니토인이 간에서 와파린을 분해하는 대사 효소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이에요[6].
결핵약으로 사용되는 리팜핀(Rifampin)도 이와 비슷해요. 리팜핀을 장기간 사용하면 와파린의 체내 대사가 촉진돼 약물이 더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처음보다 항응고 효과가 감소해요[7]. 그래서 페니토인이나 리팜핀을 장기간 복용하는 분들은 꼭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와파린의 용량을 잘 조절하셔야 한답니다!
이렇게 모두 3편에 걸친 뇌졸중 특집을 진행해 봤습니다. 1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뇌졸중은 조기 발견과 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한 질병이에요. 만약 갑작스러운 감각 이상, 혼동, 시야 장애, 보행 불안정,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의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뇌졸중 전조증상의 자가진단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아래의 네 가지만 기억하면 된답니다.
2편과 3편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뇌졸중 예방약, 와파린에 대해 알아봤어요. 혈전 예방을 위해 와파린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항상 약물상호작용을 주의하셔야 해요. 건강을 지키려면 이번 글에 언급된 약물 외에도 이미 사용 중인, 또는 앞으로 사용하려 하는 모든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주변의 의사 또는 약사와 같은 의료 전문가에게 알리고 조언에 따르세요. 이렇게 하면 혈액 응고 저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답니다.
건강은 한번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해 주세요!
글을 읽고 뇌졸중과 항응고제 약물에 관한 다른 궁금증 또는 관련 문의가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건전지&필톡의 전문가들이 상세히 답변해 드릴게요. Stay Char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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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Fransisca Indraswari, Xing Dai, Liqi Shu, Maheen Rana, Shadi Yaghi. Antiplatelet Therapies After Ischemic Stroke. Practical neurology. January 2022. https://practicalneurology.com/articles/2022-jan/antiplatelet-therapies-after-ischemic-stroke
[2] Conly J, Stein K. Reduction of vitamin K2 concentrations in human liver associated with the use of broad spectrum antimicrobials. Clin Invest Med. 1994 Dec;17(6):531-9. PMID: 7895417.
[3] Hamer A, Peter T, Mandel WJ, Scheinman MM, Weiss D. The potentiation of warfarin anticoagulation by amiodarone. Circulation. 1982 May;65(5):1025-9. doi: 10.1161/01.cir.65.5.1025. PMID: 7074739.
[4] Kurnik D, Loebstein R, Farfel Z, Ezra D, Halkin H, Olchovsky D. Complex drug-drug-disease interactions between amiodarone, warfarin, and the thyroid gland. Medicine (Baltimore). 2004 Mar;83(2):107-113. doi: 10.1097/01.md.0000123095.65294.34. PMID: 15028964.
[5] Rahman AA, Platt RW, Beradid S, Boivin J, Rej S, Renoux C. Concomitant Use of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With Oral Anticoagulants and Risk of Major Bleeding. JAMA Netw Open. 2024;7(3):e243208. doi:10.1001/jamanetworkopen.2024.3208
[6] Ieuter, R.C. (2017). Pharmacokinetic Drug-Drug Interactions with Warfarin. In: Kiser, K. (eds) Oral Anticoagulation Therapy. Springer, Cham. https://doi.org/10.1007/978-3-319-54643-8_32
[7] 오연목(1999). 리팜핀이 와파린의 항응고 효과에 미치는 영향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 47(6), 768-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