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 고열을 앓았다.
약을 먹고 집에 돌아와 잠시 누웠는데
수영장 바닥을 마주 보는 부표처럼 몸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잠에서 깨어난 나는 온몸이
부어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많은 일들에 속해있는 사람들과 주고받은
시간들이 발열하며 들러붙었다가 다시 가늘어졌다
먼지소굴과 추위를 오고 갔던 며칠을 보상해주려 했는지
지금의 새벽은 봄날의 밤과 닮아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들었던 이야기이다
재개발로 집들이 무너지고 한창 공사 중인 시내 중심의 마을을 지나오는 시간이 사라진 기분에 대해.
그만큼 사람이 사라진 사건이라는 것과
도시가 변화하게 되면 더욱더 많이 혼란스러워질 거라는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분명 도시도 고열을 앓고 있었는지 모른다
코로나로 자연이 등장했던 몇 해 전의 지구처럼
지금의 도시들은 21세기의 중반을 위해 숨겨두었던 먼지를 주머니에서 꺼내 보이고 있다
문득, 나는 오늘 가열차게 작동하던 난로 앞에서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봄의 밤스러운
새벽이 이리도 평온할리 없지 않은가.
집을 서늘하게 만든 낮동안의 날씨와
그 안에 열을 내던 냉장고의 냉동고, 그 안에 녹은 닭 안심처럼 나도 어느 순간에 증발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전시를 준비하면서 바닥의 먼지를 한데 모았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의 양을 확인해 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해요 죽어서까지 먼지가 되어 누군가를 괴롭히고 싶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