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공간 속 늘 빛나고 있던 초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불빛이 점점 가늘어지고 있는 기분이 강하게 든다
오랜 시간 믿고 있었던 신념 같은 게 점점 흐려지는 걸까
무엇을 암시하는 걸까.
측정가능한 경로의 인생을 정해놓고 손바닥 위에서만
펼쳐보며 살아왔다
이제는 그 끝이 뻔하게 읽히는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심지가 다 타고나면
나는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을 것 같다
심지를 대체할 무언가도 찾지 않을 것이며
아끼지 않고 타들어갈 준비를 할 것만 같다
테이블 위에 흘린 설탕 입자처럼
나도 어느 순간에 행방이 묘연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