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꺼내 계단을 만들었다

시가 되고픈 글귀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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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꺼내 계단을 만들었다






계단을 밟는 이 없어 내 심장을 꺼내 계단으로 만들었더니


가끔 사람들이 의미 없이 계단을 밟을수록 가슴의 통증이 심하다




고통이 울대에 차올라 계단에 기대 낮술을 마시고


하얀 밤과 까만 낮은 나를 외롭게 만든다




계단의 끝으로 가면 고립을 끝낼 수 있을까


끝은 밀봉된 마음처럼 단단하여


계단을 힘 있게 밟고 나는 그 자리에 쓰러진다




계단은 이미 말라있으니 산등성이처럼 위태롭지 않다


계단의 온도가 식어갈수록 조금씩 술기운이 오른다




여기서 투정 섞인 몸부림은 가여웁고


밀폐의 벽과 녹색의 불빛은 안온하기만 하고


계단의 언어에 차오르는 뼈가 있다




계단에 앉아 침묵을 읊고 외로움을 읊고


작디작은 응고된 내 사랑을 읊는다




어둠이 이불처럼 차가운 계단을 덮으면


비로소 물수제비처럼 번져 나가는 긴 한숨과 넋두리




아무도 오는 이 없는 계단에 앉아 싸늘한 온도를 느끼며


누군가 내 심장을 아프게 하면 조그맣게 인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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