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되려는 글귀
다리 하나 없는 채로
죽창이 오는가 싶더니
장갑을 낀 손으로 더듬더듬 거리는가 싶더니
문어는 제 살던 곳을 버리고 더 깊은 곳으로
바위 사이를 파고든다
꿈틀거리며 비집고 들어가 몸을 말고
뱃속의 새끼를 움켜쥔다
해수의 영향으로 차가워진 바다가
바위 사이를 스며든다
문어는 깜짝 놀라 움직이지 못하고
몸은 더 단단하게 말고 가만히 가만히 배를 부여잡는다
바다는 더 차갑게 변한 얼굴로 문어를 덮는다
꾹꾹 저며오는 기나긴 파랑
문어는 뱃속의 새끼들을 생각한다
움직일 수 없는 문어는 자신의 다리 하나를 떼서 먹는다
바뀌는 세상은 문어를 받아들인다
찬 바다가 물러났을 때 문어는 파란 하늘을 본다
다리 하나 없는 채 밥상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