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스튜어트
로드 스튜어트의 노래를 하나 소개하려고 하는데 로드 스튜어트는 조니 미첼처럼 목소리에 신기한 마법이 가득하다. 오래전 영화 ‘삼총사’의 주제곡인 ‘올 포 원’을 부를 때 세기의 팝 스타가 모였다. 로드 스튜어트, 스팅, 브라이언 아담스가 자신들의 스케줄을 맞추어서 한 곳에 집결했다. 이들이 스케줄을 한 번 맞추려면 그들과 함께 움직이는 밴드와 음장 기기 같은 것들이 비행기 수준이라 아주 힘들지만 영화 주제가를 위해 뭉쳤다. 이 세명은 목소리도 비슷하면서 다른데 노래 시작 전에 걸걸한 로드 스튜어트를 따라 하는 브라이언 아담스의 흉내까지 전부 뮤직비디오에 나온다.
세기의 팝스타들이 하던 일을 미루고 영화 주제가를 위해 속속 모여드는 장면까지 담은 뮤직비디오가 영화보다 더 재미있다. 이들이 모여서 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를 옮기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팝스타들은 이미 돈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돈을 뛰어넘은 어떤 신념 같은 것이 있어야 그 나라에 가서 공연을 하고 마이크를 잡는다. 예로 유투가 움직이려면 자본을 아무리 많이 줘도 신념이 빠지면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왔을 때에도 분단이라는 처한 현실 때문에 와서 공연을 했을 정도로 전쟁, 기근으로 인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이크를 잡을 뿐이다.
로드 스튜어트는 여성편력이 강한 팝 스타로 유명하다. 원래는 축구선수였다. 그런데 프로로 가느냐의 기로에서 로드 스튜어트는 축구를 계속하려면 술도 잘 마시지 못하고 여자도 많이 못 만나고 매일 정해진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래도 잘 부르는 로드 스튜어트는 가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인간은 공평하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여성편력이 강한 팝 스타들은 많다. 로드 스튜어트도 뒤에서 백 보컬을 하거나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여성 연주자가 많다. 몇 해 전에 죽은 최고의 팝스타 프린스 역시 그랬다. 공연에서 자신을 빼고는 전부 여자다. 춤을 추는 사람도, 연주를 하는 사람도, 같이 노래를 뒷받침해주는 사람들 모두가 여자다. 프린스는 키가 160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키가 작은데 여자들에게 인기는 아주 좋았다. 무대에서 사람들을 휘어잡는 모습을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마는, 좀 벗어난 얘기지만 피카소 역시 키가 몹시 작았는데 마지막 여자는 40살 정도 차이가 난 걸로 알고 있다. 피카소도 여성 편력이 심해서 자신은 그림만 그릴 줄 알지 옷도 옆에서 다 갈아 입혀주고 붓이나 물감 같은 거 막 던져 놓으면 그걸 뒤에서 다 치워줘야만 했다.라고 알고 있다.
프린스 얘기 하나 하자면, 낫 띵 컨페어스 투 유를 부른 시네이드 오코너와 일이 있었다. 시네이드 오코너는 이 노래 하나로 세계의 인기를 전부 끌었다. 빡빡머리에 맨발의 디바로 알려졌는데 무엇보다 너무 예쁜 얼굴로 전사의 이미지 같은 모습이어서 사람들이 더 좋아했다. 이 노래 낫 띵 컨페어스 투 유를 프린스가 만든 곡인데 이 곡을 주면서 시네이드 오코너를 자기 집으로 불러 건드렸던 모양이다. 그 뒤로 사이가 안 좋아졌다고 하는데. 자세한 일화는 유튜브나 검색을 하면 세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로드 스튜어트의 소개할 노래는 ‘아이 돈 원트 투 토크 어바웃 잇‘이라는 노래다. 원래는 솔로곡인데 이 영상에서 여성 가수와 함께 부른다. 여성 가수는 에이미 벨이라는 가수로 로드 스튜어트의 무대로 초대를 받았다. 스튜어트는 베테랑답게 무대를 이끈다. 에이미 벨은 대가수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도 몹시 긴장되는데, 거기에다가 대형 무대에 올라와서 노래를 부르는 건 처음이다. 스튜어트는 그런 에이미 벨이 떨지 않게 리드를 한다.
당신의 눈에 대해 말할 수 있어요.
저 하늘의 별들은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아니죠. 그것들은 거울이에요.
라며 로드 스튜어트는 특유의 목소리와 무대매너로 노래를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을 이어받은 에이미 벨은 침착하게 노래를 부른다.
난 거기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어떻게 나와 마음을 산산조각 냈는지 말이에요.
에이미 벨이 긴장하지 않고 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장의 스튜어트는 팔짱을 끼고 밴드를 호령하며 관중도 휘어잡는다. 에이미 벨은 무명이라 이 큰 무대에 서는 게 너무 떨리고 긴장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로드 스튜어트는 여자를 리드할 줄 안다. 특히 자신의 무대 아닌가.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관객에게도 에이미 벨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낸다.
그 덕분일까. 에이미 벨은 거장의 로드 스튜어트와 나란히 무대에 서서, 비록 풍성한 표정은 아니지만 수줍어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1절이 끝나고 여자 색소폰 연주자가 터질 듯한 폭발력으로 색소폰을 연주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에이미 벨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아 돈 원어 톡 어바웃 잇’을 부른다. 마지막까지 노래를 무사히 미친 에이미 벨에게 로드 스튜어트는 그녀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관객에게 박수를 부탁한다.
에이미 벨은 거리의 악사였다. 집시처럼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다 로드 스튜어트의 눈에 띄었다. 로드 스튜어트에게 선택된 에이미 벨은 얼마나 기뻤을까. 큰 무대에 선다는 것도, 로드 스튜어트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것도 꿈같은 일이었다. 로드 스튜어트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가수다. 무대에 노래를 부를 때 뒤의 브라스밴드도 여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에이미 벨은 자신의 가수 인생에 저 무대가 끝이었다. 그 뒤에 가수의 길로 이어졌다는 그 어떤 소식도 없다. 로드 스튜어트는 자신의 무대에 올린 신인 가수들을 좀 이끌어 주는 뭐 그런 것이 있었을 것 같은데 에이미 벨은 그렇게 이어지지 않았다. 로드 스튜어트는 에이미 벨을 그저 한 번 무대에 초대했을까. 로드 스튜어트는 40년대 생이고 아내는 70년대에 태어났으니 한 서른 살쯤 차이가 난다. 거의 피카소 수준이다. 스튜어트는 노래만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작곡이나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나다. 아무튼 스튜어트 혼자 부른 버전보다 에이미 벨과 함께 부른 이 노래가 좋다. 듀엣 가수를 리드하며 밴드를 호령하고 관객을 휘어잡는 스튜어트의 무대에서의 포스가 대단하다. 그래서 오늘은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