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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y 03. 2021

컵라면과 고추 어묵 칩의 콜라보

음식 이야기


요즘은 과자도 편의점 자체 브랜드로 나오는데 꽤나 맛이 좋다. 근래에 빠져서 몇 번 사 먹는 과자가 어묵 칩이다. 그냥 어묵 칩이 있고 매운 어묵 칩이 있는데 그냥 어묵 칩은 신기하게도 어묵의 맛과 동일하다. 내 입에 딱 맞아서인지 자주 사 먹게 되는데 그러다가 고추 어묵 칩도 사게 되었다. 어묵 칩은 한 봉지에 천 오백 원하는데 이게 비싼 가격인지 적당한지 잘 모르겠다. 고추 어묵 칩은 정말 맵다. 먹으면 기침이 나올 정도로 나에게는 맵다.


나는 일명 맵찔이로 매운  전혀 먹지 못하는 인간이다. 그런데  때부터 위가 좋지 못해서 음식을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 소화가 되지 않으면 모든 부분에서 걸리적거린다. 딱히 아프지는 않지만 미미하게 따라다니며 무겁고 희미하고 불쾌하 한다. 무엇보다 무거운 머리 때문에 사고가  되지 않고 소화가 막히면 혈압도 오른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매운 것을 조금씩 먹어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정도 전부터 밥을 먹을  매운 고추를  개씩 먹기 시작했다.


땡초는 정말 매워서 혀가 난리 법석인데 그 땡초보다 훨씬 매운맛이 고추 어묵 칩이다. 땀이 나는 것을 물론이고 화한 그 느낌이 체감상 땡초의 몇 배나 된다. 그래서 컵라면에 넣어서 먹으면 고춧가루를 뿌릴 필요거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이는 만큼 넣어서 먹어봤다. 그랬더니 매운맛과 어묵 맛이 동시에 나는 요상하지만 꽤나 맛 나는 라면이 되었다. 지칠 때 느닷없이 먹게 되는 라면은 늘 위로가 된다. 음식 중에서 비싸고 있어 보이는 음식은 이상하게 위로가 되지 못한다. 아마도 그런 음식을 먹으려면 준비가 필요해서 일지도 모른다.


좋은 식당에서 파는 음식을 먹으려면 그곳에 가야 하고, 집에서 질 좋은 소고기라도 구워 먹으려면 소고기를 사서 구워야 하는데 라면은 정말 느닷없이 먹게 된다. 힘들고 이리저리 치이다 지쳐 집으로 들어와서 몸이 힘들 때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만큼 맛있는 건 없다. 나 오늘 저녁에 컵라면 먹어야지 하며 먹는 것이 아닌 느닷없이, 어느 날 문득, 처럼 느닷없이 물을 붓고 느닷없이 고추 어묵 칩을 넣어서 먹어보면 매워서 찔찔 짜면서도 위로를 받는다. 그러고 보면 라면은 이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매일매일 쏟아지는 와중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이 굳건하다. 지 자리를 단단하게 잘 지키고 있다. 그건 참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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