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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an 18. 2021

토끼정 주인

하루키 에세이


하루키의 ‘토끼정 주인’이라는 에세이를 보면 하루키의 단골집으로 아주 맛있고 주인은 꽤 신비에 가까운 사람이며 토끼정이라는 하루키 단골 집은 작은 곳으로 아기자기한 내부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정경이 그려진다. 그래서 토끼정의 모습을 유추해보면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트’에서 일본의 크로켓을 보여주는 방송분이 있었다. 도쿄 중심지에서 살짝 어딘가를 돌아가면 골목이 나오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에 위치한, 내부는 주방을 바로 둘러싸고 있는 아담한 곳으로 앉아서 주문을 하면 바를 통해 주인이 음식을 내어주는 그런 집이다. 그래서 요리를 하는 과정을 눈으로 즐길 수 있다. 거기서 백종원은 역시나 맛있게 먹는다. 무엇보다 그 집의 크로켓이 아주 맛있어 보인다.

그러면 ‘토끼정 주인’에 관한 부분으로 주인은 삼십 대에 야쿠자에 몸을 담았다가 빠져나와 조용한 곳에서 이렇게 식당을 하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아주 조용한 스타일로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손님만을 상대로 조용히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을 하고 있다. 이 주인장을 잘 보여주는 것은 예전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동진과 은호의 단골 집이었던 ‘숲’이라는 식당의 주인장이 딱 그렇다. 숲이라는 곳은 동진과 은호의 모든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결혼하기 전부터 가기 시작하여 수많은 기념일을 함께 했고 희로애락을 보낸 곳이다. 거기에는 닥터 공, 준표와 지호도 늘 같이 했다. 하지만 은호와 동진은 이혼을 하게 되고 새로운 짝 유경을 만난 동진은 그만 ‘숲’으로 데리고 간다. 거기의 주인장은 말이 없고 늘 음식에 집중을 할 뿐이다. 그러다 지역 깡패들이 들어와 소란을 피우려다 눈이 주인장과 마주친다. 그리고 혀 형님 하는 작은 소리가 깡패들의 입에서 신음처럼 새어 나오고, 주인장은 눈짓만으로 이제 그만 가보라고 한다.

하루키의 ‘토끼정’이라는 곳과 거기의 주인장은 그렇게 영상에서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나에게도 그런 단골 집이 한 군데 있었다. 역시 아주 작은 곳으로 바가 있고 테이블이 고작 네 개뿐인 곳이다. 여름에는 밖에서 테이블을 펴서 마실 수 있지만 보통은 늘 사람들로 꽉 차 버린다. 바에는 5, 6명 정도가 앉으면 끝이다. 가장 많이 먹었던 건 전갱이 구이다. 보잘것없는 전갱이 구이가 맥주와 만나면 얼마나 맛이 배가 되는지 알 수 있다.

친척 동생이 결혼을 해서 부부가 찾아왔을 때 데리고 갔다. 사촌동생은 포틀랜드에서 살다가 왔는데 남편을 데리고 나에게 놀러 와서 밤새도록 퍼 마신 적이 있었다. 마사에 누나가 있는 곳에 자정에 들어가서 4시에 나왔다. 종류별로 꼬치를 다 먹기도 했다. 참 재미있어했다. 미국 생활은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다고 했다.


https://youtu.be/Xmr1s740IAc

백종원이 찾아 들어간 가게가 꼭 하루키가 말하는 단골 집의 모습과 비슷하다



연애시대에 나오는 '숲'과  조폭 같은 주인장
은호와 동진의 모든 추억이 깃든 곳
연애시대 '숲'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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