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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pr 11. 2021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하루키 에세이

하루키 에세이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는 하루키의 에세이들 중에서 꽤 초기 작품에 속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문학사상사의 다른 초기 책의 첫 안내는 장석주 시인이 하는 것에 비해 이 책에는 이렇게‘문학사상, 자료조사 연구실’에서 첫 시작을 알렸다. 이게 별거 아닌데 별거인 것처럼 좀 재미있다. 


이 책에는 하루키의 뒤죽박죽 뒤섞인 여러 에세이들 속에 들어가 있는 글도 있지만 이 책에만 들어있는 챕터도 많다.라고 생각한다. 초기 출판물이라서 그런지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그림도 제1장, 제2장이 시작될 때 한 컷 정도 삽입되어 있을 뿐이다. 우리가 근래에 보는 여러 에세이 속에 삽입되어 있는 미즈마루 씨의 삽화처럼 다양하지 않다. 그때는 하루키와 나이 차이가 나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가 어려웠을까? 싶다가도 에이, 그것보다는 출판사간의 이해관계가 그렇게 했겠지,,, 하고 만다. 


무라카미 류에게 받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등, 제목처럼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들어있다. 게 중에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챕터가 있다. 하루키는 개고기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야만으로 치부되는 것은 인간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개념의 문제라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개를 종종 잡아먹었다. 집에서 키우는 소나 돼지, 닭은 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함부로 잡아먹을 수 없다. 소나 돼지나 닭이나 같은 사료가 들어가는데 1킬로그램의 고기를 얻는데 들어가는 사료가 소가 가장 많고 닭이 가장 적게 들기 때문에 닭의 값이 가장 저렴하다. 사료가 들어간다는 건 돈이 든다는 말이다. 잘 키워서 내다 팔아야 했다. 소는 밭과 논을 갈아야 하기에 잡아서 먹을 수 없었다. 소를 잡아먹지 못하게 했던 왕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개는 어슬렁 어디에나 다녔다. 주인이 있는 개도 있고 없는 개도 많았다. 그래서 서민들이 단백질 보충을 위해 개를 잡아먹어야 했다. 그것을 욕을 할 수만은 없다. 개를 잡아서 먹었던 조선시대 사람들도 집에서 키웠던 개는 가급적 먹지 않았을 것이다. 수렵이나 채집이 가능했던 시대였기에 사료를 들여서 키웠던 닭은 먹기가 힘들어서 꿩이나 비둘기 같은 야생 조류를 잡아먹었다. 닭을 삶아서 먹기 시작한 건 닭 한 마리를 삶으면 그 국물에 밥을 말아서 여럿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런 식으로 개에게서 고기를 보충했을 것이다. 


하루키의 말처럼 성향을 설명하는 건 가능하지만 개념을 설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왜 그런 마누라와 같이 살게 됐는데?"라고 하면 도대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하루키의 말처럼 복잡한 얘기다. 이런 질문에 가장 근접한 영화가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이다. 내일은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 대해서 한 번 올려볼까. 



#무라카미하루키 #하루키 #하루키에세이 #그러나즐겁게살고싶다 #오해가불러일으킨소동 #MURAKAMIHARUKI


오늘은 정말 깜빡 죽을 정도로 날이 좋다. 어제까지 다운되었던 기분도 오늘의 이 화창함을 보면 다 잊어버릴 것만 같다. 따지고 보면 힘들었던 시간도 미웠던 시간도 전부 나이기에 이 순간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눈부신 아름다운 지금 이 시간에 듣는 노래는 찰리 푸스와 메간 트레이너의 마빈 게이처럼 사랑을 하자, 로.

https://youtu.be/igNVdlXhK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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