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Jan 11. 2020

흔적을 남기는 일

시 이고픈 글귀




흔적을 남기는 일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비로소 나는 물방울이 되어 하늘에서 내려 바람에 실려 그대의 창에 가 붙는다 

어차피 창에서 떨어질 걸 알면서도 나는 그대의 창에 붙는다

곧 닥쳐올 나의 역경을 나는 안다

악착같이 붙어서 찰나로 없어질 그대를 본다

잃어버린 그대를 잊을 수 없고 그리움에 빠져 물이 되지 않는 날이 없었다

내가 생을 다 해 할 수 있는 일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나의 일생은 그대의 하루로 만드는 시간창에 붙어 나의 검은 눈으로 그대의 심장을 파내 그 속에 나의 흔적을 착상하는 일

작가의 이전글 비에 젖은 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