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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ug 14. 2021

하루키 굿즈와 드라이브 마이 카

하루키 이야기

하루키 굿즈


https://brunch.co.kr/@drillmasteer/1633 하루키 굿즈 키링을 만들었을 때


이번에는 폰 링을 만들어 보았다. 키링보다 작고 귀여워서 하루키가 익살스럽게 보인다. 아직 정식적이지는 않지만 코로나 이전에 하던 독서모임을 다시 하려고 하루키를 좋아하는 두 명의 독자와 모임을 짤막하게 가졌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건 즐겁다. 하루키의 소설을 이야기하는 것도, 에세이를 이야기하는 것도, 그리고 하루키를 이야기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관계인데도 어쩐지 가족보다 더 친밀하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렇게만 된 인간관계라면 이 세상을 얼마나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 싶지만 고개를 6도만 돌리면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복잡해서 이해와 오해가 우리를 늘 괴롭힌다.


코로나 때문인지 불행은 몹시 구체적이고 체계적이고 깊이도 깊고 길다. 그에 비해 행복은 다 엇비슷하고 추상적이다. 무엇보다 행복의 순간은 짧다. 이렇게 하루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금방 지나가버린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원래 하늘 위에서 비행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또 이렇게 모임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씁쓸하면서도 모두가 웃으면서 울었다.


하루키의 실물(은 못 봤지만)은 정말 저기 키링 속의 하루키 얼굴처럼 생겼다. 아직 안자이 미즈마루 씨가 살아있었다면 조금 더 나이가 든 얼굴의 하루키를 점. 선. 면.으로 잘 표현했을 텐데 아쉽다.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단편 ‘드라이브 마이카’가 영화가 되었다. 만년 소년 같은 얼굴의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나온다. 이 소설은 이제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된 나이 든 가후쿠라는 남자가 여성 운전자 미사키를 전속 드라이버로 소개받으면서 가후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잔잔한 단편 소설이다. https://youtu.be/dHHRI7W6ilI


그런데 영화는 거의 3시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원래 부산 로케로 죽 달리면서 영화를 담을 예정이었다는데 코로나 때문에 일본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드라이브 마이카를 영화로 만든 감독이 한국과 인연이 좀 있다고 한다. 봉 감독의 기생충에 머리를 한 방 맞은 것 같은 영감을 받았고, 자신의 두 번째 영화 ‘심도’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독은 ‘아사코’를 만들었고, 또 작년에 개봉했던 ‘스파이의 아내’의 각본을 썼다.


하루키의 소설은 영화가 되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보면 하루키의 소설이 다른  어느 소설가보다  많이 영화가 만들어진  같다. 게다가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으로 하루키의 소설을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먼저 ‘빵가게 재습격’이 멕시코 감독이 커스틴 던스트(초대 스파이더맨의 메리 제인)와 함께 만들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1469


덴마크에서 하루키의 소설을 번역하는 번역가가 하루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만든 하루키 다큐.

https://brunch.co.kr/@drillmasteer/1081



https://brunch.co.kr/@drillmasteer/1085 우리가 너무나 빠져 들었던 노르웨이 숲.



https://brunch.co.kr/@drillmasteer/156 요시다 요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하나레이 베이.



https://brunch.co.kr/@drillmasteer/908 이창동의 손에서 재탄생한 버닝.


조촐한 모임을 한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만약 우리에게 하루키가 없었다면 더 비관적이었을 이 시기에 하루키 덕분에 즐겁게 시간을 가졌다. 나는 그들에게 폰 링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그러려고 만든 거니까. 아무튼 하루키 덕분에 재미없는 삶을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재미있는 영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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