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마치

시 이고만 싶은 글귀

by 교관



미세먼지는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가끔 나를 슬프게 하거나 몹쓸 상태로 만든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 이상하게도 콧물이 줄줄 나온다


나는 그것이 알레르기라는 걸 최근에 알았다


어제오늘 콧물이 줄줄 흐르는 걸 보고 미세먼지가 대기에 침잠해 있다는 걸 알았다


미세먼지는 거리에 내려앉고 가로등에 내려앉고 자동차에 내려앉는다


사람들의 입으로 코로 대책 없이 들어가서 몸속 깊이 침투하고 만다




내 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분해되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서


피를 타고 떠돌아다니다가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오늘처럼 대기가 미세먼지로 덮이면


몸속의 미세먼지가 나오려고 발버둥을 친다


콧물을 동반해가면서




미세먼지는 꼭 그대를 닮았다


한 번 내 심장에 들어와 버린 당신의 마음은


미세먼지처럼 사라지지 않아서


어딘가 웅크리고 앉아 매복하고 있다가


그리움의 배를 타고 나오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참 몹쓸 상태가 된다


콧물과 눈물이 피가 되어 흐른다




확인받고 싶어 하는 일이 나에겐 삶의 이유가 되어 버린다


날 잊지 말아 달라고


그 한 마디를 하지 못해서


그저 기억을 하는 것


영혼이 예민하게 잘게 부서지더라도


살아있기에 할 수 있는 유일한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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