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고만 싶은 글귀
슬픔은 늘 배가 고파 자꾸
무엇을 먹고 덩치가 커져 간다
지난 당신이 지금의 나를 채우고
또 채우고 있어서 나는 그저
슬퍼하는 것 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루가 저무는 길목에 서서
새의 깃에 딸려 가는 붉은 공기를
좀 더 폐 깊이 집어넣는다
고개를 살며시 들어
그리운 것들을 생각한다
이제
비처럼 내리는 슬픔을 품을 준비가 된다
슬픔이 덩치가 커지면 가만히
꼭 안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