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고만싶은 글귀
녹색에 녹색이 덮이고 녹색이 걷혀 녹색은 녹색의 층을 만든다
진연두, 연한 초록, 딥 그린, 퍼머낸트녹색, 돌연두
녹색으로 가득한 세계를 보면 양말을 벗고 발을 집어넣고 싶다
치명적 중독으로 무장한 녹색은 나를 빨아들인다
발등으로 차오르는 녹색 부유물의 냄새나는 이 느낌
아 씨발 이렇게 황홀한 기분
발목까지 넣어버리고 나면 이미 의지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한 녹색의 세계에 빠지고 싶다
서서히 녹색의 그것들이 가슴을 채우고
목 위로, 입으로, 눈을 가리고 나를 집어삼킨다
녹색에 빠져 죽지만 공포나 두려움은 없다
그저 황홀할 뿐이다
녹색으로 덮인 세계로 들어가서 나는 녹색으로 덮여 죽는다
그리고 나는 태어난다
죽고 사는 문제,
생에 최선을 다해 죽어가는 것
하루에도 몇 번을 죽고 몇 번을 살아나는지 모르겠다
이 위험천만한 마성의 연두색을 뒤덮는 주옥같은 뿌연 것들
그런 것들이 우리의 인생을 망가트리지
별일 없다는 듯한 그 멀쩡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그 더러운 말들
진한 연두와 연한 녹색은 눈을 맑게 한다
그런 색으로 덮인 세상이라면 죽어도 좋다
우리는 필멸하는 존재니까
오늘의 선곡은 https://youtu.be/w2BmYZkODlg
미친 듯이 들었던 보이존의 럽 미 포 어 리즌. 학창 시절에 줄곧 가던 카페 포티나이너스가 있었다. 가면 늘 보이존의 노래가 나왔다. 어쩌다 보니 대체로 보이존의 노래를 좋아하는 학생들이라 럽 미 포 어 리즌이 나오면 다 따라 부르고 앉아있었다.